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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中사업 로드맵 전면 수정

'지분참여' 벗어나 현지 파트너와 공동사업으로 수익 창출<br>내달초 中서 개최 'CEO 세미나'서 새 화두 제시 예정


SK그룹이 최대 전략시장인 중국 관련 사업에 대한 로드맵을 전면 수정한다. 막연한 지분참여 전략에서 벗어나 기존의 SK 사업을 활용, 현지 파트너와 공동사업을 벌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최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중국 사업에 대한 방법론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중국사업 로드맵을 다시 그리고 있으며 다음달 초순에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된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직접 중국 사업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할 예정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기존의 SK 사업으로 곧바로 중국시장에 진출,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구도로 단숨에 사업 효과를 내는 전략으로의 선회를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아스팔트 사업과 건설업의 예를 들었다. 그는 "중국에 수입되는 아스팔트의 절반 이상이 SK에너지 제품이지만 여기에서 생각을 멈추면 그냥 아스팔트 사업으로만 끝나는 것"이라면서 "현지 기업과의 사업협력을 통해 도로건설에 직접 참여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적극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지분참여 전략에서 방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최 회장은 에너지•통신 등 국가기간산업에 진입하기 위해 현지 기업 지분참여를 교두보로 삼았던 방법론은 일단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통신 등 기간산업은 국가의 통제가 존재하고 국영기업 또는 공기업의 영향력이 강해 지분참여 후 인허가를 기다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을 한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처럼 하면 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지분참여 이후 마냥 중국 정부의 허가만을 기다려야 하는 현재의 방법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SK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 SK 계열사 중 SK텔레콤은 최근 우여곡절 끝에 중국 2위의 유무선 통신사 차이나유니콤 지분을 모두 매각했으며 SK에너지가 추진하는 정유공장•나프타분해공장(NCC) 건설 계획 등도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간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업을 놓고 현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사업 분야와 수익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SK그룹은 그동안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는다'는 기본 방침 아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과거에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생산기지 또는 수출 상대방으로 접근했던 것과는 개념 자체가 다른 획기적인 전략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이런 원칙 아래 SK그룹은 베이징에 현지 지주사격인 SK차이나를 설립하고 13개 계열사가 90여개 현지 법인과 20여개 지사를 운영해 아스팔트, 구리 광산 등 일부 사업에서는 적잖은 성과를 냈다. SK는 중국 법인 조직을 효율화해 사업 다각화를 앞당기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중국 사업의 발상 전환 아이디어를 좀 더 가다듬어 다음달 초순 SK그룹 전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SK CEO 세미나'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중국 사업 재편에 대해 큰 방향을 정하면 각 계열사 CEO들이 즉각 세부 실행계획 개발에 착수해 내년 4~5월 열리는 'SK CEO 전략세미나'에서 보고하고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일부 CEO들은 11월 세미나를 대비해 중국 사업 재편을 위한 아이디어 도출에 전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SK CEO 세미나' 또한 이러한 그룹 분위기를 반영해 SK차이나가 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 사업 재편이 내년 그룹 경영의 가장 큰 화두인 만큼 세미나도 중국 현지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 외에도 그룹의 글로벌리티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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