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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현장 두려워 하면 안돼… '디테일'에 강한 행장 되겠다"

■ 권선주 기업은행장 본지 인터뷰

섬세하고 합리적… 무색의 카리스마 돋보여

권선주 차기 기업은행장이 23일 내정 발표 직후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경영 구상을 얘기하고 있다. /박해욱기자

첫 여성 은행장이 된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은 은행 내에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녔다. 첫 여성 1급 승진에 이어 첫 여성 본부장 등 기업은행 내에서는 가장 앞서나갔다.

권 차기 은행장은 부드러우면서도 꼼꼼한 일처리로 이름이 높다. 뒤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밖에 이를 과시하거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차기 행장은 이날 내정 발표 직후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 조준희 행장이 이뤄 놓은 것에 대해 연속성을 갖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차기 행장은 "은행원이 현장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직원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최초의 행장에 대해서는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그것이 시대정신이라면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맞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가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적극 이뤄내겠다"며 "은행이 해야 할 역할은 세가지, 성장성과 수익성·건전성인데 여기에 사회적 책임이 최근 덧붙여졌다"며 "이것은 한쪽으로 쏠려서는 안 되며 효율적으로 균형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후배 은행원들에게도 강조할 말을 전했다. "고객들이 힘들었을 때 나도 힘들었고 기쁠 때는 나도 기뻤다"며 "후배 은행원들에게도 고객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는 것을 심어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차기 은행장은 경기여고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기업은행에 공채 17기로 들어왔다. 경기여고 선배인 이성남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차기 은행장은 지난 5월 신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뽑을 때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최종적으로는 오순명 현 처장이 낙점됐지만 업계에서는 권 차기 은행장이 향후 금융소비자원이 분리될 때 중책을 맡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다. 그만큼 은행권 내 여성 임원으로서는 앞서나간다는 평가다.



당초 차기 기업은행장 구도를 점칠 때 권 차기 은행장이 다소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음에도 최종적으로 인사권자인 청와대의 낙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평판이 주요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도 모피아 독식 논란이 일자 첫 여성 행장에 대한 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첫 여성 대통령인데다 금융권에서도 첫 여성 행장이 나올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권 내정자는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카드사업본부장 등 기업은행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권 내정자가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서 리스크관리를 통한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하면서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권 차기 은행장은 은행 내에서 외환과 소비자업무를 주로 했다. 1998년 방이역지점장을 시작으로 2001년 역삼1동지점장을 거쳐 2005년에 CS센터장을 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에는 여신·외환지원센터장을 맡아 환율급등으로 큰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 지원에 전방위로 나섰다.

이어 2009년 외환사업부장을 거쳐 2010년에는 중부지역본부장에 올랐다. 2011년에는 카드사업 담당 부행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는 리스크관리본부장(부행장) 겸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맡아 소비자보호 업무에 주력해왔다.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도 권 차기 은행장의 업무능력과 친화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권 차기 은행장은 온화하면서도 일처리를 제대로 하는 성격"이라며 "첫 여성 행장이 배출된 만큼 기업은행을 새로 이끌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차기 은행장은 여성 금융인 모임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여금)'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주로 외국계 은행 임원으로 구성된 여금에서 국책은행 임원으로 제역할을 하고 있다. 여금 역시 권 차기 은행장이 최초로 은행장에 오르면서 은행장을 배출한 모임이 됐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은행업권에서도 여성 행장 시대가 열린 만큼 금융권의 관행과 업무처리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 인력들 입장에서는 유리천장이 하나 없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 약력=△1956년 서울 △1974년 경기여고 △1978년 연세대 영문과 △1978년 기업은행 입행 △1998년 방이역지점장 △2003년 서초남지점장 △2005년 기업은행 CS센터장 △2008년 기업은행 여신외환지원센터장 △2009년 기업은행 외환사업부장 △2010년 기업은행 중부지역본부장 △2011년 기업은행 카드사업본부장(부행장) △2012년 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 겸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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