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금융그룹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매각까지 나선 데는 노사갈등이 요인으로 꼽히지만 업황 악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자리잡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 부진과
펀드 업계의 불황에 밀려 국내 중소형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 등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물로 나온 금융투자사들이 단기 외부 충격이 아닌 내부적인 수익구조 악화인 경우가 많아 시장에 나오더라도 매매가 이뤄지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소형 증권사를 매각하려는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1년여에 걸친 노사갈등이 단초를 제공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대표적인 경우. 파업과 소송 등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영업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증시마저 침체기에 빠지며 결국 매각이라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매각 진행 사실을 알린 이트레이드증권은 물론 애플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등도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이는 자산운용 및 투자자문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골든브릿지투자자문의 매각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오크우드투자자문도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컴퍼스자산운용도 설립 2년 만에 자체 정리에 나섰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달 내 열릴 증권선물위원회에 1~2건의 자산운용회사 최대주주 변경 인가 안건이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속되고 있는 증시침체로 펀드 판매나 주식거래량이 줄면서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 주인 바뀜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소형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증시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브로커리지 영업이나 펀드 판매 등을 주수익 원으로 삼던 이들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가 증시 침체에 수익성 하락이라는 타격을 입으며 매각이라는 사업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거래량 감소나 펀드 환매 등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가 살기 어려운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에 따라 아예 매각하거나 정리해고ㆍ비용절감 등으로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만 앞으로 매물이 한층 늘어날 수 있으나 실제 매각까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가 대규모 비용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고 또 증시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쉽사리 사려는 곳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IB 고위 관계자도 "현재의 침체는 외부의 강력한 쇼크에 따른 유동성 위기 등이 아닌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상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도출되지도 않았고 증시 침체마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금을 주고 중소형 증권사나 자산운용회사를 사들이려고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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