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4번째 우승 안긴 “오하이오는 안방”

`역전불허`의 박세리(26ㆍCJ)가 한희원(25ㆍ휠라코리아)을 접전 끝에 따돌리고 미국 LPGA투어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박세리는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톨리도의 하이랜드미도스골프장(파71ㆍ6,36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에서 시즌 2번째 우승을 따낸 뒤 4개월만에 우승컵을 보탠 박세리는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르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4승)에 이어 다승 부문 단독2위로 나섰다. 올 시즌 한국선수가 거둔 6승 가운데 절반을 책임지며 `코리언 파워`의 선봉임을 재확인한 박세리는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11만958달러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박지은(24ㆍ나이키골프)을 10만여달러 차이로 제치고 랭킹 2위로 올라섰다. 또 3년 연속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서며 생애 통산 상금 랭킹도 1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수확을 올렸다.

특히 박세리는 98, 99, 2001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4차례 우승을 달성, `우승 텃밭`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8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2차례 이상 우승한 선수는 박세리뿐이며 LPGA투어에서 한 대회를 4차례 이상 제패한 선수도 박세리를 포함해 8명에 불과하다. 또 투어 통산 21승째(메이저대회 4승 포함)로 명예의 전당 입회를 위한 최소 포인트인 27점에 단 2점만을 남겨둬 올 시즌 2승을 추가하면 `투어 경력 10년 이상` 조항을 제외한 가입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

이날 악천후로 연기된 3라운드 잔여 5개 홀에서 1타를 잃은 박세리는 후배 한희원에 1타차로 쫓긴 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한번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는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한희원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희원이 쫓아오면 박세리가 달아나는 양상으로 전개된 이날 두 선수의 맞대결은 2타차로 앞서던 박세리가 16번홀(파4)에서 러프와 벙커를 오가며 더블보기를 범해 동타가 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1타차 리드를 잡았고 한희원의 18번홀(파4) 보기로 2타차 승리를 거뒀다.

비록 기 싸움에서 밀리며 2주 연속 우승의 꿈이 아쉽게 좌절됐지만 한희원은 공동2위(273타)를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희원은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따내 LPGA투어 `새 강자`로 우뚝 섰다.

퍼팅 난조에서 벗어나 김미현(26ㆍKTF)도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4위에 올라 순위표 상단이 한국선수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시즌 첫 `톱10` 입상의 기대를 높였던 이정연(24ㆍ한국타이어)은 4오버파 75타로 부진, 공동12위(277타)에 머물렀다.

▲ 박세리 인터뷰 "부진 끝 우승 기쁨 두배 복통 때문에 포기할 뻔"

후배 한희원과의 접전 끝에 시즌 3번째 우승을 따낸 박세리는 “오랜만의 우승이라 기분이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세리는 “시즌 초반 2승을 올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던 터라 어느 때보다 기쁘다”면서 한국선수끼리의 우승 다툼에 대해서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편했으며 다시 한번 LPGA 무대에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2라운드 때 복통 때문에 경기를 포기할 생각도 했었고 3라운드 때는 천둥 번개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박세리는 “앞으로도 더욱 선전해 많은 승수를 쌓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민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