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라크戰이 남긴 교훈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봄꽃은 만발하고 있다. 봄을 맞는 시민들의 밝은 표정에서 새삼 새로운 감회를 느낀다. 이는 아마도 지난 겨울 우리경제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대내외적 악재로 온기를 찾기 어려울 만큼 심각하게 냉각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겨울부터 우리 경제는▲대선과정에서 표출된 세대간 갈등이라는 내부적 진통과 ▲북한의 핵 위기를 바라보는 한미간의 시각차 ▲전통적인 한미 동맹관계의 균열조짐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분위기 냉각 ▲이라크 전쟁을 전후한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새로운 경제위기를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경기위축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세계경제의 앞날을 가리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그 동안 우리경제를 가장 무겁게 짓눌러 온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고,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우리 정부와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위험도를 측정하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낮아졌으며, 주식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세계경제의 악재에서 호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국경제가 막대한 전비와 전후 복구비로 인해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아직도 남아있다. 따라서 섣부른 낙관 보다는 이라크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과 우리경제에 불러 온 파장에 대해 차분하게 점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라크 전쟁의 전개과정은 국제사회의 흐름변화와 우리경제의 현주소를 인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국제사회의 흐름변화와 관련해서는 국가 간 관계가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영원한 우방 또는 영원한 적대국은 없으며, 자국의 경제적 이익이 정치적 명분보다 우선되는 국제사회의 현실변화를 인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석유자원 확보와 중동지역의 질서재편이라는 경제적 이익에 목적이 있고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의 전쟁반대도 진정한 세계평화보다는 미국 일방의 전쟁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이들 전쟁반대 국가들이 이라크 재건과 석유사업의 이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협력의사를 비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이익이 바로 국익과 직결된다는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정부가 무시할 수 없는 전쟁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병력을 보내는 것도 이러한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적 변화를 인식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어려운 결단이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정에서 또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뼈아픈 교훈은 우리 경제의 현주소와 실력이 아직까지 우리의 이해와 명분만을 우선시 할 수 있을 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한국과 같이 자원이 부족하고 대외거래의 개방도가 높은 국가가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선진국과의 관계에 있어 실익보다 명분을 앞세우기에는 아직까지 우리 경제의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현실을 실감한 것이라 하겠다. 이제 이라크 전쟁은 끝났다. 실리만을 우선해서 최소한의 명분까지 내팽개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지만, 이라크 전쟁과정을 교훈으로 삼아 합리적인 수준에서 명분을 찾는 가운데 실익을 우선시하는 외교적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로 인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정착이라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국민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상일(동양종금증권 부사장)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