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2억달러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 펀드를 조성하는 등 포트폴리오 투자회사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내에 M&A 전문인력 보강과 해외조직 재정비 등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는 통상적으로 자회사의 배당수익과 브랜드 사용료를 주 수익원으로 한다. SK㈜는 현재 이 같은 일반적 지주회사의 모습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투자회사'로 변모, 자체적으로 수익을 발굴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추진 중인 투자회사 변모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조직 정비 및 신규인력 보강 외에도 해외 거점지역 선정을 마무리 짓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SK㈜는 해외조직을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ㆍ중국ㆍ동남아시아ㆍ중남미 등 10여곳의 거점지역을 정하고 이에 맞춰 해외조직을 정비한 것이다. 동시에 M&A 투자역량과 펀드운용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 보강도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외 M&A를 위한 지역펀드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는 지난해 터키의 도우쉬그룹과 각각 5,000만달러를 투자해 총 1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사모펀드는 통신 및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터키 신사업에 투자된다.
터키 펀드 조성 외에도 SK㈜는 현재 콜롬비아 최대 금융 및 통신그룹인 아발그룹과 손잡고 1억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도 추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SK㈜가 현재 조성한 해외 M&A 펀드는 2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규모는 현재 2억달러 규모"라며 "앞으로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회사 하면 자회사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SK㈜는 지주회사도 스스로 투자해 이익을 내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새로운 유형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가 이처럼 포트폴리오 투자회사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앞으로 계열사의 일은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라"고 강조하는 등 지주회사 스스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경우 그룹 차원의 주요 의사결정과 논의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더욱 중심이 돼 나서고 지주회사인 SK㈜는 투자회사 중심 구조로 빠르게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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