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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접대문화와 골프

한국 비즈니스맨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가질 때 마다 빠지지 않는 주제는 골프에 관한 이야기다. 박세리, 최경주, 타이거 우즈, 소렌스탐 같은 선수들의 최근 실적, 서울 근교의 좋은 골프장, 해외 골프여행 체험담, 최근 새로 구입한 드라이버에 대한 평가까지 다양하다. 또 대부분 내기를 하고 치기 때문에 최근에 얼마를 땄는지 잃었는지 등의 대화도 빠지지 않는다. 내기를 하기 때문에 연습들도 무척 열심히 해서 모두 다 골프를 매우 잘 친다. 내게 골프를 치느냐고 물어봤다가 안친다고 대답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국에서 비즈니스하려면 골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또 골프가 얼마나 재미있는 운동인지를 역설한다. 마치 내가 골프를 안치는 것이 인생의 낙오자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골프는 맑은 공기와 푸른 잔디를 거닐며 자연과 접하는 참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지인끼리 가는 경우에 장시간 대화까지 편하게 나눌 수 있어 더욱 좋다. 하지만, 골프의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한국에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중 자신의 돈으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회사의 비용으로 접대를 하거나 받는 경우로 골프를 친다. 대다수의 한국기업들은 아직도 접대비나 접대문화에 관한 한 상당히 관대하다. 알리안츠를 비롯한 많은 다국적 기업들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골프접대비가 인정되지 않는다. 투명한 기업들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골프접대가 룸살롱으로 이어지는 2차, 3차 접대방식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 주장대로 하면 맞는 말이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룸살롱 접대와 비교를 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다. 기업이 지출하는 과도한 접대비는 제품원가에 포함되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덜 투명한 회계를 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 회사와 몇 년째 거래하고 있는 회사의 사장 한 사람에게 골프를 치느냐고 물었더니 안친다고 했다. 그 회사의 특성상 골프를 치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전 저희 고객이 골프를 같이 친다고 저희를 고용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서비스의 질 때문이죠.` 라고 말했다. 골프 접대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글로벌경쟁시대에서 과도한 접대비를 줄였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미셸 깡뻬아뉘(알리안츠생명 사장)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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