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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기생과 호스티스

`아름다운재단`이 벌이고 있는 기부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고정 수입의 1%나 유산의 일부를 사회봉사에 기부하는 이 운동에 최근 유흥업소에서 참여의사를 밝혀왔지만 거부되었다고 한다. 순수한 뜻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는데, 구한말 기생들은 적잖은 독립자금을 내놓았다. 당시 기생관으로 유명했던 명월관의 기생 산홍은 한 친일파가 거금 1만원을 주며 소실이 되어달라고 유혹하자 “기생에게 줄 돈 있으면 나라 위해 피 흘리는 젊은이에게 주라”고 단호히 거절했다. 또한 춘외춘도 경무총감이 독립지사들의 동태를 알려달라며 돈 뭉치를 건네자 이를 뿌리쳤으며, 그림과 서예에 능했던 산월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서대문 감옥에 투옥되자 형무소 담 밑에 있는 초가를 빌려 수발을 들었다. 이밖에도 수많은 기생들이 독립단체의 정보원으로 활동하거나 독립군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주었다. 특히 진주 기생조합의 기녀 50여명은 기미년 3월 경찰서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는 등 기개를 떨쳤다.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기생 김향화는 징역 5개월을 살았는데 동료 기생들이 꽃값으로 받은 돈을 영치금으로 넣어주었다고 한다. 김향화가 면회 온 기생들에게 “아무리 곤고할지라도, 조선사람 불효자식한테는 술 따라도 왜놈에게는 술 주지말고 권주가를 부르지 말아라”고 당부하자 “언니언니 걱정 말아요. 우리도 춘삼월 독립군이어요”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아름다운재단에 동참하겠다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어쩌면 의기(義妓) 선배들의 명맥을 이어 보겠다는 발상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과거의 기생과 호스티스는 여러모로 다르다. 기녀들은 기예와 지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희생을 통해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려는 불가피한 배경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호스티스들은 상당수가 사치와 쾌락에 물든 자발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과거 기생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른바 인신매매를 하지 않아도 10대 소녀에서 대학생, 주부들까지 직업여성이 되기 위해 제 발로 찾아오는 실정이다. 특히 상당수는 그 목적이 명품으로 치장하거나 사치를 위해서라니 아연할 뿐이다. drkim@drim2u.co.kr <^퍼스트비뇨기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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