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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FRB 공개시장위 개최] 금리인상 폭 촉각

94년형 인상인가, 97년형 인상인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부터 이틀에 걸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자, 뉴욕 월가는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관심은 인상폭이 얼마나 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FRB의 동향 파악을 직업으로 삼는 페드 워쳐(FED WATCHER)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이번에 연방기금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번 FOMC에서도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페드 워처들은 30일 FOMC의 발표에서 두 가지 대목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금리 인상폭이고, 둘째가 금융정책 기조다. 한번에 0.5% 포인트 인상을 점치는 소수의 견해도 있지만, 주류의 견해는 FRB가 0.25% 인상을 전제로 「긴축기조(TIGHTENING BIAS)」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다음 번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FRB는 지난 5월에도 「긴축기조」를 발표한 바 있다. 그린스펀 의장의 FRB는 94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매회 0.25% 또는 0.5% 포인트씩 9회에 걸쳐 무려 3.0% 포인트나 금리를 대폭 인상한 적이 있다. 그 결과로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았을지 모르지만, 멕시코의 페소화 폭락 사태를 유발했다. 금리는 금융자산의 수익율을 의미한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니 중남미에 투자됐던 달러 자산이 미국으로 돌아왔고, 선거를 앞두고 정쟁에 휘말렸던 멕시코는 극심한 외환위기에 빠지게 됐던 것이다. 그린스펀은 97년에도 한차례(0.25%)의 소폭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데, 그 충격은 미미했다. 월가의 견해는 이번에는 94년형과 97년형을 혼합한 형태, 즉 2~3회에 걸쳐 0.5~0.75% 포인트를 인상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월가의 페드 워쳐 29명이 만장 일치로 이번 회의에서 0.25% 포인트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대답했다. 이중 19명이 다음 번 FOMC에서도 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금융시장은 FRB가 6개월내에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선물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시카고 선물시장(CBT)에서 6개월후 연방기금금리는 5.45%로 현재 금리 4.75%보다 0.7% 포인트 높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가을 세 차례에 걸쳐 0.75%의 연방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유동성을 풀어 월가의 금융경색 조짐을 사전에 차단하고, 아시아·중남미 등 이머징 마켓의 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나 금리를 환원할 경우 역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커진다. 여전히 막대한 외채에 시달리는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의 금리부담이 커지고, 유동성 역류 현상이 일어나 완전하게 아물지 않은 이머징 마켓의 상처가 도질 위험도 없지않다. 그린스펀이 연속적으로 대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가 살아나고 있는 이머징 마켓을 다시 위기로 빠트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2차대전후 미국 경제가 네 차례의 침체를 겪었는데, 이중 두번이 중동전으로 인한 경제외적인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나머지 두번이 FRB의 잘못된 금리정책 때문이었다.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기 침체의 역효과를 초래한 과거의 오류를 그린스펀과 그의 멤버들은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孫聖源)부사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뉴욕 주가가 조정과정을 거치면 미국인들의 소비가 줄어들어 한국의 대미 수출이 위축되며, 한국 증시 활황을 촉발한 이자율 인하도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 미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호황을 최대 적으로 인식하고, 거품이 붕괴될 경우의 대혼란을 미연에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금리 인상 폭을 고민하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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