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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구러미 가슴에 품고 고려항공 탑승

선물구러미 가슴에 품고 고려항공 탑승평양방문단 이모저모 ■ 워커힐 출발 ○…이산가족 100명과 수행원, 취재기자단 등 151명의 방북단을 태운 버스가 15일 오전 9시30분 숙소인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을 출발했다. 방북단을 태운 버스가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는 지나는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방북단을 환송했다. 버스는 이날 올림픽대로로 이동해 10시 3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방북단 100명 중 마지막 선정자인 김준섭(金俊燮·66·서울 강동구 성내동)씨는 『어젯밤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며 북에 있는 창협(62), 경숙(55·여) 등 동생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어하는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공항에 오니까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찾는다는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남측 이산가족 평양 방문단의 일원인 조윤진(72)씨는 북쪽의 처자식들과의 상봉을 눈앞에 두고 차분한 마음으로 김포공항 트랜싯 라운지에서 마련한 다과를 즐겼다. 그는 『50년간 서로 헤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을 한번에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을 만나는 기쁨은 이루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현재 심정은 담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북에 있는 오빠와 사촌동생 금녀(65)씨를 만난다는 김금자(金金子·69·서울 강동구 둔촌동)씨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金씨는 가족들에게 줄 시계 등의 선물을 준비했는데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마음을 진정하려 애썼다. 특히 대기실에 마련된 3대의 텔레비전에서 북측의 방문단을 태운 고려항공 민항기가 착륙하는 모습이 나타나자 방안에 있던 한두명의 이산가족들은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가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출발시각이 가까워지자 평양행을 기다리던 노인들 가운데 화장실을 드나드는 노인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5~6명의 노인들은 혈압이 걱정되는 듯 의료진을 찾아가 혈압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수진 방북의료팀장(심장내과 전공)은 『2주 동안 식사와 수면이 비정상적이어서 심리적 사이클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당뇨와 고혈압 환자가 20여명이며 워커힐 호텔에서 갑자기 진수성찬을 들게 돼 몸의 균형을 잃은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낮 12시께 김금자(69·서울 강동구 둔촌동)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 먼저 탑승했다. 이어 12시 12분부터 22분까지 10분 동안 나머지 150명이 모두 탑승했다. 그러나 별도로 방문단의 좌석을 배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앉게 하려는 우리의 방침에 대해 북측이 반발, 좌석배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탑승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 고려항공 탑승 ○…북측 이산가족 100명을 태우고 오전 10시58분 서울에 도착한 고려항공 특별전세기 IL-62M기가 곧 남측 가족 100명을 태우고 평양으로 떠났다. 오전 10시께 숙소인 워커힐 호텔을 떠나 김포공항에 도착한 방북 이산가족들은 11시 30분께 탑승 수속을 마쳤다. 이들의 표정은 모두 밝으면서도 반세기 만에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레임 탓인지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 가슴에 이름표를 단 방북 이산가족들은 손에손에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건네 줄 선물을 가득 담은 가방이나 상자를 들었고 산뜻한 양복 또는 양장 차림이 대부분이었다. ■ 순안공항 ○…김포공항에서 고려항공에 몸을 실은 방북단은 순안공항에 내림으로써 북한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방북단은 순안공항에 안착한 뒤 버스편으로 평양성 내성과 4대문을 통과한 뒤 평양시내로 들어서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순안공항은 평양에서 서북쪽으로 22㎞ 떨어져 있는 공항으로 북한의 유일한 국제공항이며 지난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 때 이용했다. ■ 고려호텔 ○…방북단은 오후 3시쯤 평양 중구 동흥동 창광사거리 평양역 부근에 자리잡은 고려호텔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았다. 고려호텔은 45층짜리 2개의 쌍둥이 건물로 지난 85년 준공됐다. 연건평 8만4,000㎡에 객실이 510개다. 북한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특급호텔이며 이 호텔 옥상의 회전 전망식당에서는 평양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고려호텔이 자리한 창광거리는 평양역에서 보통문까지 이어지는 거리로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한 북한의 대표적인 거리다. 거리 좌우에는 조선노동당 당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6호 관저·당창건사적관·평양역전 백화점·대단위 식당가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 인민문화궁전 ○…방북단은 오후 6시가 넘어서 인문문화궁전에서 북한의 가족들을 만났다. 평양시 중구역 보통문동 보통강변 천리마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인민문화궁전은 지난 74년 4월 준공됐으며 각종 국제회의와 정치집회 장소로 이용된다. 고 김일성 주석이 직접 이름을 지은 이 곳은 지상4층과 지하1층으로 3개의 큰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부지면적은 8만㎡이다. 3,000석이 넘는 큰 회의실도 있고 대소 연회장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지난 85년 8월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과 90년 2차, 91년 4차, 92년 남북고위급회담,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만찬때 이용돼 통일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장충식 단장 등 방북단은 상봉을 마친 뒤 조선적십자회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오철수·고광본·김정곤 기자 CSOH@SED.CO.KR입력시간 2000/08/15 19:0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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