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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등 G2의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유럽발 악재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공조 노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가 2.20%나 급락한 원인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경제권의 위기 때문이었다. 이날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한 건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발 재정 위기.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채무위기의 해법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 가운데 3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이탈리아의 재정에 대한 불안감 마저 제기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덩치가 큰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그리스 사태보다 훨씬 더 큰 폭발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거시경제팀 이사는 “이탈리아에서 재정위기가 터지면 투자자들은 금융시스템의 문제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의회가 재정 긴축안을 조기에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이탈리아 사태가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정도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의 공격 등을 보면서 이탈리아도 많이 놀랐을 것”이라며 “이탈리아 의회가 큰 무리없이 긴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여 글로벌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재정위기보다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더 큰 골칫덩이라고 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이탈리아의 경우 자체 긴축안이 통과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그리스 문제 해결에 이렇다 할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5일 발표가 예정된 유로존 은행의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도 금융시장에는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세계 각국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조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재정위기가 닥친 국가 스스로도 채무 상환 의지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학균 팀장은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은 채무국가들의 태도에 달려있는데 그리스 등의 채무 상환 의지가 뚜렷하므로 점차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살아있는 만큼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면 조정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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