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관련규제 완화를 위해 활동해온 이민화(사진) 기업호민관(중소기업 옴부즈맨)이 임기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전격 사퇴한다. 이 호민관은 16일 서울경제신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총리실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17일 오전9시30분 서울 세종로 기업호민관실 사무실에서 사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호민관은 지난 2009년 7월16일 국무총리실로부터 3년 임기의 기업호민관으로 위촉된 후 1년여 동안 대중소기업 상생과 협력 등 다양한 의견을 정부 측에 건의하며 활동해왔다. 이 호민관은 사퇴이유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기자회견에서 상세하게 밝힐 계획"이라고 짧게 답했다. 기업호민관은 국무총리가 위촉하고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독립기관으로 사실상 차관급에 해당하며 초대 호민관으로 벤처기업 메디슨을 창업한 이민화씨가 선임돼 화제를 모아왔다. 호민관실 안팎에서는 이 호민관과 정부가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오랫동안 대립각을 세워온 결과가 수면 위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9월29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한 후부터 호민관과 중기청이 서로 이견을 보이며 마찰을 빚어왔다"며 "특히 최근 호민관실이 시범 도입하기로 발표한 호민인덱스지수에 대해 정부가 반대의견을 취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호민관실은 최근 호민인덱스 시행을 앞두고 기업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강행하려 했지만 중기청에서 반대해 사퇴일자가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호민관이 오는 2012년 7월까지로 예정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함에 따라 기업호민관실 존립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이 호민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물러나기로 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민관이 내일 구체적인 입장을 발표하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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