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수출이 올해 처음으로 메모리반도체를 제치고 새로운 수출 대표선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 들어 10인치 이상 대형 LCD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LCD 수출은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D램과 S램 등 메모리반도체는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메모리와 비메모리 포함)는 지난해 수출 30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년째 ‘수출 지존’의 위상을 지키고 있어 올해 LCD 수출이 메모리반도체를 추월한다면 우리나라의 간판 수출품목이 바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5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ㆍ4분기까지 우리나라의 LCD 수출액은 모두 153억5,000만달러로 메모리반도체 수출액(168억달러)과 불과 14억5,000만달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1년만 해도 LCD 수출규모가 41억달러로 메모리반도체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LCD 수출이 메모리반도체를 추월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에도 LCD 수출액은 97억2,000만달러로 집계돼 92억8,000만달러에 그친 메모리반도체를 4억달러나 앞지르기도 했다. 4ㆍ4분기 실적에 따라 LCD가 메모리반도체 수출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특히 LCD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나 연말 선물시즌 등 계절적 수요가 기대되는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비스타’ 출시에 따른 추가 수요까지 발생해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조건을 맞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ㆍLG필립스LCD 등 LCD 관련 기업들은 4ㆍ4분기 들어 사상 최대 월 판매량ㆍ매출액 기록을 경신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538만3,000대의 LCD를 판매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LG필립스LCD는 613만5,000대의 LCD를 팔아치워 사상 처음으로 한달 판매량이 600만대를 넘어섰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월평균 판매량이 400만대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5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LG필립스LCD가 파주 7세대 LCD생산라인의 월 생산능력을 3ㆍ4분기 5만2,000장에서 4ㆍ4분기 7만5,000장으로 확대하는 등 LCD업계가 지속적인 증산에 나서 수출 호조는 갈수록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4ㆍ4분기는 연중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리는 때”라며 “11월 판매ㆍ매출은 10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도 LCD 수요가 올 하반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LCD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LCD 수출 신장세가 메모리반도체보다 높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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