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지성(사진) 사장이 폭넓은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별한 집무실이 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멀티 오피스'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아울러 최 사장은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연구개발(R&D) 등 품질은 기본이고 이보다 '고객과 시장'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삼성전자의 체질변화도 예고했다. 취임 2주일여간 최 사장은 현장이 집무실이었다. 17일 수원 현장에서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보냈다. 17일 취임식에 이어 수원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했다. 18~19일에는 수원 사업장에서 열린 세트 부문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고 22일에는 기흥에서 열린 반도체와 LCD 경영전략회의에도 참여했다. 24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겨울 휴가에도 최 사장은 하루 이틀 정도만 쉬고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멀티 오피스'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최 사장에게 집무실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년인 1월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0' 전시회에 이재용 부사장 등과 함께 참석하는 등 현장경영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취임 이후 23일 서초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를 제외하고는 현장에 주로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전자 내부에서도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도 그의 현장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현장을 중시한 경영자답게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도 차이가 있었다. R&D 등 기술 위주에서 '고객과 시장' 이야기가 핵심 테마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 사장이) 현실적인 CEO다. 시장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시장을 어떻게 주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전자 CEO들이 품질 및 기술 주도권 확보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면 최 사장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기술은 기본이고 고객과 시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임직원들에게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중시하고 회사 발전의 주요 테마로 시장과 고객을 내세운 최 사장의 스타일로 봤을 때 삼성전자의 마케팅•영업조직 등의 변화도 전망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이번 정기 인사에서 해외 우수인력을 현지 영업담당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등 글로벌 영업망 강화에 나섰다. 또 반도체 분야의 영업을 반도체사업부가 직접 관장하도록 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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