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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낙관론

인간의 속성상 시절이 조금만 좋아지면 낙관주의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모든 게 다 잘 될 걸로 믿는다. 지금 우리 주식시장이 그렇다. 지난 주까지 주가가 계속 오르자 시장을 지배하던 비관론은 어느 순간에 낙관론으로 대체됐다. 연 이틀 주가가 빠져도 `숨고르기`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수전망도 장미빛이다. 하반기에 종합주가지수가 800~900선까지 오르고 내년 초에는 1,000포인트로 치고 올라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는 몇 가지 측면에서 틀릴 가능성이 높다. 우선 우리가 기대고 있는 미국 증시도 아직 강세장이 오지 않았다. 월가 전문가들조차 “최근 미국 증시가 급등했지만 아직 약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할 만큼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이제 겨우 3년 불황의 터널 끝으로 회복의 햇살이 보이고 있을 뿐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주도의 세계경제회복은 실현되기 어려운 `몽상가(dreamcatchers)`의 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상황을 보면 낙관하기가 더 어렵다. 아직 경기회복 기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단지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국내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있을 뿐이다. 증시 내부사정은 더 없이 위태롭다. 오로지 외국인만이 시장을 이끄는 비정상적인 장세다. 이들이 매도로 방향을 틀면 이를 받아낼 매수세력이 마땅치 않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로 `바이 코리아`의 기대가 높았지만 이틀 연속 매도로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물론 강세장 진입을 알리는 신호는 경제가 부진한 상태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매수에 가담하지 않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스마트머니(똑똑한 돈)가 주식을 매수할 때라고 말한다. 지금이 그럴 때일 수도 있다. 넘쳐 나는 돈의 힘에 의해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현실화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바탕이 되지 않는 상승세는 다시 버블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1,000포인트까지 급등했던 지난 99년의 증시활황기도 몇 개월 가지 못하고 과열과 버블 논쟁 속에 내리막길로 방향을 틀었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다시 약세장의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과도한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할 때다. <이용택(증권부 차장)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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