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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의 공격에 무기력한 인간

'우주전쟁' 7일 개봉 <BR>SF적 상상력·가족애 돋보여


스티븐 스필버그에겐 두 개의 큰 힘이 있다. SF적 상상력과 가족애로 포장되는 휴머니즘이다. 지난 몇 년간 ‘라이언 일병 구하기’ ‘터미널’ 등 휴머니즘으로 꽉 채워진 영화들로 관객들의 가슴을 저미었던 그가 다시 7일 개봉하는 ‘우주전쟁’(원제 War of Worlds)을 들고 SF로 돌아왔다. 우주인과 대결하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주제를 담고. 겉보기 등급으로 판단하자면 ‘우주전쟁’은 올 여름시즌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가운데 단연 선두자리를 예약해 놀 법 하다. ‘스필버그’라는 이름값에 톰 크루즈 주연. 이미 3년전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손발을 맞췄던 이들은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지난달 29일 미국에선 개봉 첫 날 3,46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개봉 5일만에 1억 168만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통했다. ‘우주전쟁’은 할리우드 연출에 가장 충실하다는 스필버그의 기본기가 뿜어져 나오는 작품이다. 1898년 H.G.웰스의 동명 고전소설을 스크린에 촘촘히 옮겼다. 원작이 외계인의 두려움을 19세기적 상상력으로 그려냈다면, 영화는 스필버그식의 가족드라마다. 주인공 레이(톰 크루즈)는 부두 노동자. 성공과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법한 그는 부인과도 이혼한 채 아이들과 떨어져 하루하루를 연명해간다. 어느 주말, 재혼한 옛 부인이 여행을 위해 아이들을 레이에게 맡긴다. 아이들과 레이가 티격태격할 즈음, 갑자기 번개가 내리치고 다리가 세 개 달린 괴물로봇이 튀여나온다. 우주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E.T.’에서와 달리 ‘우주전쟁’의 외계인은 두려운 존재다. 아무 이유도 없이 인간을 죽이고 공격한다. 그 외계인 로봇이 그렇다고 UFO를 타고 날아온 것도 아니다. 수천만년 전부터 지구를 공격하기 위해 땅 속에서 잠자고 있던 것이다. 외계인들에게 쫓기는 인물들이 겪는 스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유머를 안고 있다. 괴물과의 한판승부는 없지만, 힘없는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떠나는 피난길이 스필버그식 휴머니즘의 하이라이트다. 허탈한 결말은 다소 아쉽지만,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엄청난 스펙터클을 감상하는 것은 분명 관객으로서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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