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대표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는 요즘 모기업인 한라건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를 결정하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휩싸였다. 하지만 회사 측은 올 1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등을 포함한 눈에 띄는 실적 개선과 풍부한 현금 보유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재무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사현(63ㆍ사진) 만도 부회장은 28일 "만도는 현재 글로벌 기준 보유 현금 및 상시 활용 가능한 여신 한도를 1조원 이상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만도차이나홀딩스 상장으로 3,000억원가량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최근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의 대규모 유상증자(3,786억원)에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후 회사 측은 경영진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선 한편 기관투자가들이 원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추가 지원 방지 확약을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신 부회장은 "만도차이나홀딩스가 상장되면 올해 말 예상되는 부채 비율은 145%(연결기준)로 지난해 말(157%)보다 개선된 건전한 재무 비율을 유지하게 된다"며 "한라건설의 유상증자 참여가 만도의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도의 경우 전체 자동차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유동성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 부회장은 "중국과 북미를 중심으로 완성차 물량이 늘어나면서 1ㆍ4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며 "올해 브라질 및 폴란드 공장도 본격적인 생산 체제로 들어가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 섹터 기업들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현대차(HMC)가 전년보다 10.1% 떨어진 1조8,700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아차(KMC)는 35.1%나 떨어진 7,000억원, 모비스가 11.7% 하락한 6,34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만도는 1ㆍ4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1% 성장한 1조3,700억원, 영업이익 820억원(9.1%), 당기순이익 690억원(17.8%)에 달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만도는 지난해 인도와 브라질ㆍ폴란드에 신공장을 준공하고 인도네시아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네트워크 확대로 10개국 20여개 해외 법인을 갖췄다.
이 가운데 중국 지역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또 브라질과 폴란드의 신규 공장 가동도 본격화돼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신 부회장은 "전통적으로 1ㆍ4분기가 비수기임에도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매출액이 2%,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9% 이상 증가했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중국 효과를 강하게 보면서 전년 같은 기간과 같은 6.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ㆍ4분기에 2.7%, 4ㆍ4분기에 5.3%, 올 1ㆍ4분기 6.0%를 기록해 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ㆍ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완성차 성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 증가 효과와 함께 수익성 높은 중국 지역에서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만도의 2ㆍ4분기 매출액이 1조4,000억원, 영업이익이 9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현대차 중국 3공장 증설로 물량 효과가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1ㆍ4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또한 지난해까지 가동률 저조로 이익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던 미국의 전자식 조향 장치(EPS) 역시 물량이 점차 증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만도는 새로운 먹거리로 친환경 자동차의 배터리 완속 충전기 시장에 진출했다. 올 3월 일본의 다이아몬드일렉트릭과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충전기 개발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만도는 이번 계약을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충전기를 개발하고 고전압 ECU(엔진ㆍ자동변속기 등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 제어장치)의 설계와 생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만도는 장기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해 전략적으로 전력전자 기술 기반의 자동차부품 사업 분야를 넓혀갈 예정이다.
만도는 국산 전기자동차인 현대차의 블루온용 탑재형 완속 충전기를 시범 생산했으며 현재 기아차의 레이 전기자동차용 탑재형 완속 충전기를 양산 중에 있다. 또 준중형 전기자동차를 위한 충전기를 201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신 부회장은 "올해는 중장기 성장 전략 관점에서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또한 선진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도입 및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