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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설비투자 축소 잇달아
입력2001-02-20 00:00:00
수정
2001.02.20 00:00:00
반도체업계 설비투자 축소 잇달아
D램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업계가 잇따라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반도체 공급과잉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삼성전자ㆍ현대전자ㆍ아남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업계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해 투자시기 조절에 들어갔다. 신규라인 건설은 물론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설비투자도 늦추고 있다. 투자규모도 지난해(7조5,600억원)보다 1조 이상 줄어든 6조4,6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조2,000억원(설비투자 4조7,000억원)이었던 반도체부문 투자를 당초 6조6,000억원으로 계획했으나 5조4,000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은 특히 대부분 설비투자를 하반기로 미루는 한편 시설투자보다는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12인치 웨이퍼 가공라인 등 대부분의 시설투자에 대해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며 "시장이 좋지 않은 만큼 기존 계획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2조원 정도였던 투자규모를 절반 수준인 1조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올해 라인증설은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라인의 생산공정을 개선하는 작업만 진행한다. 현대 관계자는 "D램시장이 나빠지면서 업체들이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착공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자금상황이 풀릴 때까지 신규투자는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남반도체는 올해 안에 착공키로 했던 제2 생산라인(팹) 건설을 내년 이후로 미루었다. 올해 투자도 지난해 3,605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600억원으로 에상하고 있다.
업계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12인치 라인 투자계획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반도체 업계=대만의 UMC와 TSMC, 일본 NEC, 모토로라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설비증설 계획을 취소하거나 투자규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중장기적인 반도체 공급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대만 UMC는 8라인 2개를 확장하려던 계획을 잠정적으로 중단키로 결정하고 설비투자액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5억달러로 축소키로 했다. TSMC도 올해 투자액을 당초 계획했던 38억달러에서 27억달러로 줄이고 신규라인 확장을 제한적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UMC와 TSMC의 투자축소는 대만의 군소 D램 제조업체들의 투자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NEC도 4월1일부터 시작되는 2001 회계연도에 칩 패키징 사업을 아웃소싱하기로 하는 등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규모를 20% 축소키로 했다. 모토로라도 비용절감을 위해 반도체 사업부문의 인력을 12%가량 줄이기로 하는 한편 투자축소와 영업비용 절약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업체들의 투자축소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D램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최근 진행중인 PC업체들의 재고조정 및 D램 업체들의 대응 등을 감안할 때 그동안의 64메가 SD램 등의 가격하락세가 조만간 바닥을 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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