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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작업 일손이 모자라요"

'경북 상주 곶감 덕장 가보니'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설은 설<br>한해 생산량 7,500톤…국내시장 60%차지, 올 실속형세트 주문 늘어 매출은 감소예상


"설 대목을 맞아 곶감 작업을 할 일손이 부족해 상주 거리에서는 아주머니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년보다 판매가 줄어 살림살이가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곶감이 효자네요" 지난 16일 경상북도 상주시의 곶감 덕장에는 출하를 앞둔 곶감들을 상자에 나눠 담는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곶감 포장에 여념이 없던 장경자(50)씨는 "설을 앞두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 코 뜰새 없이 바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출하 및 포장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뒤로 하고 들어선 곶감 덕장의 풍경은 눈이 부시다. 차단막 밖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덕장 안에 주렁주렁 매달린 주황빛 곶감들이 만들어내는 색의 조화에 기분마저 상쾌하다. 덕장 안에서 꼬박 두 달 동안 매달려 잘 익은 곶감의 달큰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한번에 100만개의 곶감을 말릴 수 있는 이 덕장도 설이 가까워지면서 빈 자리가 제법 눈에 띈다. 상주에서는 네집 중 한집이 곶감 생산에 종사할 정도로 곶감이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주는 한해 곶감 생산량이 7,500톤에 달하며 국내 곶감 시장의 55~60%를 차지하는 국내 최고의 곶감 산지다. 대규모로 곶감을 생산하는 농가만 1,000곳이 넘는다. 한해 곶감 매출 중 절반 이상이 설 명절에 집중될 만큼 설은 곶감의 최대 대목이다. 덕장에 매달린 곶감 하나를 떼어내 반을 갈라보니 겉은 주황색이지만 속은 진한 검붉은 색이다. 다른 곶감과 구분되는 상주곶감만의 특징이다. 상주곶감발전연합회 회장인 박경화 상주곶감명가 대표는 "곶감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제품으로 온도와 습도에 따라 맛이 변한다"며 "상주는 분지라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상주 곶감이 달고 맛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곶감을 말릴 때 온도가 높으면 곶감이 물러지고 온도가 낮으면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높은 일교차가 필수다. 게다가 상주에서 나는 '둥시'는 그냥 먹기에는 맛이 떫지만 수분이 적어 곶감 만들기에 가장 알맞은 품종이다. 덕장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야산에는 수령이 750년에 달하는 감나무 한 그루가 거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두 그루로 보이지만 뿌리가 하나인 한 몸이다. 롯데백화점은 750살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 4,000개로 곶감세트(40개ㆍ20만원) 100개를 만들어 올 설에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경기불황에 호랑이도 무서워한다는 곶감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상주에서 곶감을 제조ㆍ판매하는 이재훈(45)씨는 "올해 불경기로 곶감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지난해 4만원대 곶감 선물세트를 주문하던 곳에서 올해는 2만원대로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설에 5만원대 실속형 곶감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려 준비했다. 연창모 롯데백화점 청과 담당 CMD(선임상품기획자)는 "과거 곶감은 집안 어른들만 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지만 최근 생산량이 늘면서 소비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올해 경기가 어렵지만 실속 있는 곶감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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