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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세법개정안] 정부 '감세효과 해석' 불과 일주일만에 180도 뒤집어

법인세, 전면적 감세서 중소·중견기업 조건부로 <br>비과세·세감면제 개선도 용두사미로 끝나<br>고용창출투자세액 공제 관철… 일자리 만들기에는 청신호

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황식(왼쪽 두번째) 총리와 홍준표(오른쪽 두번째) 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당정은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계획을 철회한 대신 중소기업에 대한 감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오대근기자

지난 6월 취임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폐지와 법인ㆍ소득세 감세 철회 불가를 공언해왔다.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의 '대못'을 제거해 부동산 거래를 살리고 기업의 투자ㆍ고용심리도 북돋우겠다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7일 정부가 최종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로 평가돼온 양도세 중과세율 부과제도는 폐지되지 않았고 소득세 감세는 철회됐다. 법인세 개편방향도 전면적인 감세를 중단하는 대신 중소ㆍ중견기업 등에 대해서만 조건부 감세를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치권은 감세와 반시장적 규제철폐를 핵심 정책으로 삼아온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노선(MB노믹스)이 이번 세제개편에서는 빛을 잃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감세 및 양도세 중과세율 폐지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득세 감세 전면철폐, 법인세 감세 부분철폐(중간세율 구간 신설)를 실시하면 감세를 했을 때보다 단기적으로 3조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계를 7월2일로 거꾸로 돌려보면 정부의 변명은 궁색해진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신임 국무총리실장 내정자)은 당시 비공개 언론 브리핑에서 "감세를 하면 소비여력이 확대되고 투자가 촉진돼 재정건전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며 "(법인ㆍ소득세 최고세율을 내년부터 추가 인하하는) 감세는 현행세법에 따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감세 효과에 대한 정부의 해석이 180도 바뀐 셈이다. 올해 세제개편 원칙이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불요불급한 비과세 및 세금 감면제도를 대대적으로 폐지하거나 개선하겠다던 재정부의 방침도 공염불이 됐다. 정부가 올해 일몰시한을 맞이하는 42개 감면제도 중 폐지하기로 한 항목이 불과 10개에 그친 탓이다. 그나마 10개 중에서도 폐지를 통해 실질적인 세수증대 효과가 점쳐지는 것은 고용증대 세액공제(올해 예산안 기준시 2,500억원 추정) 정도며 나머지 중 상당수는 세수증대 효과가 미미하거나 이미 올 상반기에 폐지된 것들이다. 감면 일몰조항들을 대수술할 것처럼 으름장을 놓던 당초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세제개편안의 후퇴는 결국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으로 표심을 사려는 한나라당에 정부가 밀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인ㆍ소득세 감세를 철회하고 이를 통해 확보되는 세수를 복지예산 등에 쏟아넣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정부가 뿌리치지 못한 셈이다. 한나라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도 "내년 선거(국회의원 총선거, 대통령선거)도 있고 당장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인데 유권자의 마음을 달래려면 민생예산을 더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선거를 앞두고 세금 감면은 더 못해줄망정 일몰제도를 대폭 폐지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정부의 원칙이 관철된 부분도 적지 않다. 특히 기업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주겠다던 정부의 방침은 임시투자세액공제를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하기로 한 당정 합의를 통해 살아났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개편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적용받으면 기업들이 직원 1명의 비용으로 2명을 채용하는 수준의 세액절감 효과를 얻게 돼 그만큼 고용을 늘리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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