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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평가 엇갈려…앞으로 협상 난항예고

■ 온실가스 감축 '발리 로드맵' 확정<br>美 "일부 우려" 日 "긍정적"…개도국선 "미흡" <br>개도국 강력 주장했던 '기술이전' 구체화등 성과<br>EU등 3개그룹 중심 탄소배출권 경쟁 치열할듯


밤샘 협상과 폐막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타결된 ‘발리 로드맵’을 놓고 각국은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앞으로 2년간의 협상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미국 백악관은 16일 확정된 발리 로드맵에 대해 “이번 기후변화협상안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미국은 몇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특히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은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거대 개발도상국가의 노력도 요구한다”면서 발리 회의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선진국ㆍ개도국의 공동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구체적인 감축수치 제시’를 반대하면서 ‘미국ㆍ한국은 물론 중국ㆍ인도 등도 동참할 것’을 요구해왔던 일본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는 “의견이 모아져 다행이다. 모든 나라가 다 참여하고 있다. 수치 목표가 포함되지 못한 것은 예상했던 바”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일부 개도국은 여전히 ‘선진국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2년간 각국은 탄소경제를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전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작된 탄소경제 주도권 싸움=2년간 전개될 협상에서는 탄소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선진국은 물론 선발개도국마저 가세해 치열한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소경제에서 상당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유럽연합(EU) 등은 온실가스의 의무감축을 반대하는 미국은 물론 일본ㆍ캐나다 등을 압박해 더 높은 수준의 감축안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더구나 2년간 전개될 주요 회의가 폴란드ㆍ덴마크 등 유럽국가에서 열린다는 것도 EU가 협상에서 좀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측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발리 총회에서 미국은 EU는 물론 중국ㆍ인도 등의 거센 저항으로 자국의 목표를 관철시키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대립양상이 더 거세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중국ㆍ인도의 거친 행보도 예고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거세게 선진국의 제안을 반대한 곳이 바로 중국ㆍ인도다.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의 모든 책임은 100년 넘게 온실가스를 배출한 선진국에 있다”면서 ‘선진국 책임론’을 줄기차게 강조했다. 대신 “선진국은 기술이전 등을 통해 개도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ㆍ인도의 주장은 개도국의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 2년간 전개될 협상에서도 만만치 않은 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상당히 조용하게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한국ㆍ중국ㆍ인도 등이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이 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일본은 심지어 교토체제의 부속서I을 개정, 한국 등 선진 개도국도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더 치열해질 국제 그룹간 대립=나라간의 싸움은 해당 국가가 포함된 그룹을 중심으로 더 큰 규모로 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EU, G77, 미국 주도의 아시아퍼시픽 파트너십(APP) 6개국 등이다. EU는 UN의 체제를 등에 업고 개도국의 산림지원 등을 내세우면서 세를 얻고 있다. 또 중국ㆍ인도가 수장격인 G77은 ‘개도국 발전론’을 주창하면서 앞으로 2년간 전개될 협상에서 개도국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계획이다. 여기에 APP는 향후 기후변화협상체제에서 교토의정서와 더불어 또 하나의 중요한 국제협상의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EU 주도의 질서를 APP를 통해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기존 APP 국가를 중심으로 한 15개국간 기후변화 대응협의체 구성방안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로드맵의 주요 내용은=과거에는 선진국 중 39개국만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가졌지만 이번 로드맵 채택으로 모든 선진국과 개도국은 오는 2009년까지는 협상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도록 했다. 또 계획의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자국의 실정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조치를 취하지만 측정ㆍ보고ㆍ검증이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개도국이 강력하게 주장했던 기술이전이 구체화했다는 것도 주목거리다. 개도국이 자국의 산림황폐화를 막는 조림사업 등을 하면 선진국이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아울러 전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탄소세 부과 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나 그 동안 탄소배출권 거래시 2%씩 떼어내 조성한 기금을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사업에 쓰기로 하고 지구환경기금(GEF)을 관리주체로 결정한 것도 발리 총회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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