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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가 남기고 간것

지난 8개월 동안 약 8,500명을 감염시키고 이 가운데 805명의 목숨을 앗아 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마침내 통제 하에 들어왔다.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블랙리스트에 남아있던 마지막 도시 베이징에 대한 여행 자제 경고를 해제했다. 21세기 첫번째로 등장한 전염병에 대해 세계가 대처한 방식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베이징으로부터 얻은 첫번째 교훈은 불필요한 보안정책은 정부의 다른 임무에서도 그런 것처럼 질병을 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광동 지방에서 지난 해 11월 첫 사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3개월이 지난 다음 WHO에 이를 보고 했다. 간혹 일반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보안 유지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의 보도관제는 국민들의 행복과 관계한다기 보다 오히려 그들 정부의 습관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보다 많은 중국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중국의 해외 신인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 중국 보건 책임자가 해고당했으며 중국 내에서는 시민들의 알권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독립적인 신문들은 이번 경우를 토대로 언론 자유의 경계를 확대시키고자 한다. 사스로 인한 두 번째 교훈은 사스를 일으킨 코로나 바이러스 규명을 가능케 했던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 과학자들의 국제적 협조가 갖는 장점에 관한 것이다. 많은 국가들의 의사들은 사스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그들의 지식을 공유했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교환하면서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다른 호흡기 질병과 마찬가지로 사스 역시 가을쯤 북반구에서 재발할지 모른다. 그것은 보다 더 고약스런 질병으로 변형될지 모르며, 이 경우 전염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운이 좋았다. 10명의 사스 환자 가운데 1명이 죽었듯 이 새로운 바이러스는 아주 높은 사망률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격리와 소독 등 오래된 방식으로 그것의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또 다시 새로운 질병이 인간에게 나타난다면, 그때는 지금처럼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6월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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