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바람 다시 분다

조기유학 바람 다시 분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초·중·고생들의 조기유학 바람이 최근 경제회복과 영어교육열풍, 정부의 조기유학 자유화방침 발표 이후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특히 초등생을 중심으로 한 불법유학이 급증하고 있어 하반기중 조기유학 자유화방침을 확정할 정부의 신중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

교육부가 지난 5~6월 두달간 전국 1만여개 초·중·고교 전체를 대상으로 조기유학생 실태를 조사해 분석,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3월부터 올 2월까지인 99학년도에 조기유학을 떠난 학생수는 1만1,237명으로 IMF가 한창이던 지난 98학년도의 1만738명보다 4.7%(499명) 늘었고 IMF전인 97학년도(1만2,010명)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유학종류별로는 현행법상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예·체능계 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 등 정식 유학인정서를 받은 유학생이 189명 부모의 이민에 의한 유학생이 5,709명 외교관이나 기업체 해외주재원 등 부모의 해외파견에 의한 동행유학생이 3,689명 불법유학생이 1,650명이었다.

이 가운데 유학인정서를 받은 정식유학생수는 98년보다 244명이 줄어든 반면 불법유학생수는 98년의 1,129명에 비해 46.1%(521명)나 늘어났다.

특히 불법유학생 가운데 초등생이 405명으로 98년의 208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불법유학생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4.5%로 98년(18.4%)보다 늘어나 초등생들의 무분별한 불법유학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99년 1, 2학기 중 귀국한 조기유학생 6,510명 가운데 초등생이 3,897명으로 전체의 59.9%에 달했고 특히 해외체류기간이 2년 미만인 초등생이 1,817명, 2∼3년이 987명으로 정상적인 학업을 수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시기별로는 학년초에 유학을 떠나는 예년의 추세와는 달리 99년에는 2학기 조기유학생수가 5,658명으로 1학기의 5,579명보다 오히려 많아 지난해 9월 17세이하 조기유학생에 대한 외국여행 허가제한 철폐 등 정부의 조기유학 자유화 방침발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유학생수는 서울지역이 5,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지역이 3,213명, 부산이 586명, 인천이 459명, 대전 443명, 대구 312명 순이었다.

지난 2월 조기유학 규제 완전철폐를 위한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대통령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던 교육부는 『8, 9월중 규정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확정해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나 초·중·고생을 한꺼번에 자유화할지, 단계적으로 자유화할 지에 대한 방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e-mail]

입력시간 2000/07/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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