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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7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국내에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한 이래 우리나라는 정보화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78년부터 행정전산화의 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기업들도 전산운영 합리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발맞춰 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보 시스템 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통합 (system integrationㆍSI) 사업이 시작됐다. SI로 대변되는 국내 IT서비스 산업은 지난해 시장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며 정보화사회의 역군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SI 산업이 태동한 것은 지난 81년. 쌍용정보통신의 전신인 우신정보산업이 설립되면서 부터다. 80년대 초반 국내 SI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개발 전문인력 및 운영 전문인력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당시 SI업체는 고객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맞춤형 개발을 표방했으나 시스템 구축을 통한 업무 자동화 지원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그런 가운데 85년 삼성에서 삼성데이타시스템(현 삼성 SDS)를 설립하고 2년 후에는 STM(현 LG CNS)이 출범하면서 SI업계는 비로소 경쟁 체제가 형성됐다. 특히 STM은 세계적인 SI업체인 EDS와 합작을 통해 선진 SI 기법을 도입하며 업계에 큰 관심을 끌었다. 90년대로 접어들면서 SI 산업들은 비로소 최신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채용해 경쟁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SI 업체는 기존의 단순한 비즈니스 서포터의 역할을 벗어나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면서 최적의 시스템 제안, 효율적인 운영 서비스를 제공해 나갔다. 91년에 SK C&C의 전신인 선경텔레콤이 탄생했고, 93년에는 현대정보기술이 설립되면서 SI업계는 본격적인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95년 이후 각 업체는 ISO-9001 인증을 획득하면서 세계 표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로 들어서 SI 업체들은 전산 시스템 구축이나 전문적인 시스템 운용을 통한 안정성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효율적인 활용을 통한 가치창출을 목표로 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IT 전문가가 업무를 맡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입장을 이해하는 업종 전문가를 영입해 고객의 비즈니스 분석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SI 산업은 고객사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종합 정보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들어 SI업계는 단순한 컨설팅이나 시스템 구축에서 벗어나 IT서비스 전반으로 시장을 넓혀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SDS는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한 임베디드 SW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고 포스데이타도 텔레매틱스와 인터넷전화, 휴대인터넷 등 신산업으로 눈을 돌려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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