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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해결" 민노총 총파업 선언

명분도 없고… 투쟁동력도 약하고… "유야무야 될듯"<br>쌍용차파업 피해자도 노조원<br>勞 내부서도 곱지않은 시선<br>현대차등 적극 동조 어려워<br>실패땐 조직 더 흔들릴듯

파업 61일 만에 평택공장에 출근한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21일 본관 앞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회사 정상화와 관련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김주성기자

민주노총이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명분으로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명분도 부족하고 참여할 투쟁동력도 확보되지 않아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노총은 22일 오전을 기해 금속노조와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고 25일에는 평택에서 산하 가맹조직과 단위사업장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민노총의 총파업은 국회 폐회일인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민노총은 2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민노총 총파업 선언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투쟁지침을 밝혔다. 임성규 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2일부로 민노총 모든 가맹산하 조직에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며 “이번 총파업은 쌍용차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고 올바른 쌍용차 정상화를 통한 총고용 쟁취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은 명분도 부족한데다 참여할 산하 조직도 사실상 기아차를 비롯한 금속노조 외에는 없어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총파업 명분이 부족하다”=민노총이 총파업의 명분으로 내건 쌍용차 사태에 대해서는 노동계 내부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쌍용차가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농성에 들어간 지 벌써 61일째 되면서 쌍용차의 잔존가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에 따른 피해자가 같은 노조원들이라는 점이다. 쌍용차 공장 밖에서 사태 해결을 기다리던 사람 중에도 노조원들이 많고 쌍용차 탓에 문을 닫았거나 닫아야 할 협력업체들의 직원 중에도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많다. 이들은 겉으로는 말을 아끼면서도 속내는 공장 안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이 나머지 노조원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장 안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은 올초 쌍용차가 35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내보냈을 때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작 같은 근로자인 비정규직들이 해고될 때는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구조조정의 칼이 들어오자 다같이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민노총이 이런 쌍용차 사태를 명분으로 총파업에 나서는 데 대해 많은 민노총 산하 조직들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한 KT의 한 노조원은 “종갓집에서 얼굴도 모르는 조상 제사를 지낸다고 사람들을 부르는 격이다.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누가 참석하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투쟁 동력 없어 유야무야될 수도=민노총의 총파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최대 산별인 금속노조와 공공운수연맹의 파업 참여가 필수적이다. 금속노조와 공공연맹은 조합원이 각각 15만명으로 민노총의 핵심 산하 조직이다. 이들은 현재 내부 사정으로 총력투쟁이 불가능하며 이는 바로 민노총의 총파업 동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낳게 한다. 금속노조는 중심 세력인 현대차지부가 지도부 공석과 지역지부 전환 문제로 파업에 적극 동조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아차지부는 21일부터 주야간 4시간 파업에 이어 23일까지 파업을 진행한다. 공공연맹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파업에 동조하고 싶어도 산하 노조 가운데 쟁의조정절차를 밟은 곳이 드물어 합법적인 투쟁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공공운수연맹의 한 관계자는 “21일 산별대표자 회의를 통해 총연맹 차원의 투쟁계획은 들었지만 (총파업 여부는) 좀더 내부 논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번 총파업에 보건의료노조는 전체 조합원 중 10%를 조직해 지원할 방침이지만 현재 현장 중심으로 진행되는 교섭에서 일부 성과가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기 힘들다.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민노총의 총파업을 심적으로는 지지하지만 현재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교섭에 성과가 있는 만큼 파업에 적극 동참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민노총의 앞날은=민노총이 총파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핵심 노조들이 빠져 총파업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이번 총파업이 쌍용차 사태 해결 말고도 미디어법 저지 등과 같은 정치적인 이슈와 연관돼 있어 산하 조직의 조합원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민노총 지도부는 이미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이번 총파업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민노총 지도부는 조직 내외적으로 큰 비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말에 집행부 직선제가 예정돼 있어 총파업이 실패로 돌아가면 책임 소재를 놓고 내부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산하 노조들의 탈퇴로 조직력이 흔들리고 있는 민노총으로서는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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