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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2007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⑨교육<해외>

美공립학교·학생 성적 공개 의무화


[선택2007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⑨교육 뉴욕市, 성적 나쁜 학교 6곳 폐교F등급 50개교중 내년까지 14~20곳 추가 폐쇄 방침美 '낙제학생 방지법' 도입 학력기준 미달땐 전학기회초등학교부터 우수반 운영…고교 과목 5~6개 불과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뉴욕시는 성적이 나쁜 학교를 폐쇄하는 혁명적 실험에 착수했다. 뉴욕시 교육청은 1,200여개 뉴욕 소재 공립학교 가운데 지난 1년간 학생들의 학업 성적과 학력향상도ㆍ졸업률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50개 학교에 대해 낙제점인 F등급을 매겼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선 이중 최악의 평가가 나온 6개 학교를 선정해 문을 닫기로 했다. 한꺼번에 50개를 폐교하기에는 충격이 너무 커 그 수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엘 클라인 뉴욕시 교육감은 이번 학년도 말인 내년 여름까지 14~20개 학교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혀 퇴출될 학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F등급을 받은 학교의 교장도 퇴출 대상이다. 뉴욕시가 올해 처음 실시한 학교종합평가는 지난 1년간 학생들의 성적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퇴출학교 선정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학생성적 향상 여부는 전체 비중의 55%를 차지한다. 30%는 내신 성적이며 15%는 학교 환경으로 출석 현황과 학부모ㆍ교사ㆍ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뉴욕시는 이번 평가 결과를 앞으로 교장과 교사의 보너스 지급 기준으로 삼을 방침인데 최우수 등급을 받은 학교의 교장에게는 3만~5만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시의 이 같은 교육개혁은 공교육 시스템이 붕괴 직전의 위기상황에 내몰려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불법체류자가 많은 뉴욕시의 경우 고교생의 60% 정도만 졸업을 하고 학생 간의 성적차이도 극심하다. 기초 과목인 영어와 수학 성적도 신통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고교생의 수학 성적은 줄곧 20위권을 맴돌고 있고 연방 교육부가 실시한 수학과 영어시험 결과는 지난 75년 이후 30년 이상 실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 재단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공립 고교생 3분의1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며 "많은 고교생들이 외면하는 수학과 과학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중국과 인도를 상대하기 어렵다"며 경종을 울렸다. 미국의 공교육 위기론은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CLBㆍNo Child Left Behind)' 제정에서도 나타났다. NCLB는 초ㆍ중ㆍ고교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한 연방 법으로 연방정부가 교육 재정을 지원하는 대신 학교는 학생 성적을 향상시켜야 하는 책임을 갖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1만5,000여개 교육구는 학생들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또 2년 연속 일정 학력기준에 미달한 학교의 학생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NCLB는 교육 시스템에 일종의 시장원리를 반영, 공교육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며 뉴욕시의 교육개혁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연방 교육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대부분의 주정부는 공립학교의 학생 성적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거주지에 따라 학교가 정해지는 학군제지만 뉴욕의 경우 고등학교 진학은 시 전역에서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별 성적은 학교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뉴욕주 교육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스쿨리포트'에서 주내 모든 카운티별ㆍ학군별ㆍ학교별ㆍ학년별 성적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뉴욕의 대표적인 공립 특수목적고인 브루클린 기술고교를 보자. 전체 학생 가운데 영어 성적이 85점 이상인 비율이 49.7%로 뉴욕시 평균 16.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이 학교의 2ㆍ3학년이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영어와 수학 점수는 평균 588점과 645점으로 뉴욕시 평균 444점과 467점보다 상당히 높다. 이 같은 성적 공개는 '고교서열화'를 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학교 줄 세우기'가 되고 있다. 공립학교의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 역시 학교 정보의 공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학에서도 고교 간의 학력격차를 인정하고 있지만 평가 잣대는 제각각이다. 미국 언론 역시 다양한 분석 모델을 들이댄다. 예를 들어 시사잡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100대 우수고교를 선정했는데 평가기준은 주(州)단위 평가시험 결과, 학업 성취도가 저조한 학생들의 학력향상도, 대학입시 준비교육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미국 교육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성과 자율성에 있다. 평준화로 인한 획일적 교육시스템이 정착된 한국과 달리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인정하는 풍토가 오래 전부터 형성돼 있다.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우수반(Honors Class)를 운영한다. 뉴욕의 경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주 단위의 평가시험을 거쳐 영재반을 편성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똑같은 졸업장을 받지도 않는다. 졸업시험(Regent Test)을 통과했느냐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고 좀더 어려운 졸업시험(Advanced Regent Test)을 통과할 경우 또 다른 졸업장을 받는다. 또 특정 과목에 우수한 재능을 보일 경우 대학 수준의 강의를 미리 들을 수 있는 고급반(APㆍAdvanced Placement)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수업만 듣는다고 해서 대학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AP시험 결과 5점 만점에 3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된다. 통상 대학에서는 4점 이상을 받아야 정식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고교생들이 학업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과목 수가 5~6개로 적고 대개 오후3시 이전에 수업이 끝난다. 방과 후에는 스포츠와 음악ㆍ공연ㆍ사회봉사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접한다. 미식축구와 농구 등 1~2개 스포츠클럽 가입은 거의 필수다. 이 같은 과외활동은 대학 입시 전형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공부는 대학에서 집중한다. 입학에 비해 졸업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박윤식 조지워싱턴대학 교수(국제금융학)는 "단과대학마다 다르지만 국제금융학부에서는 F를 하나라도 받으면 퇴학 조치된다"며 "상당수의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수준이 조금 낮은 다른 대학으로 옮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 대학 경쟁력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한다"며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입시제도를 포함한 대학교육제도는 자율성이 보장된 미국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12/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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