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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유화] 빅딜협상 지지부진
입력1999-04-28 00:00:00
수정
1999.04.28 00:00:00
연성주 기자
타결가능성이 희박해보이던 반도체 빅딜이 우여곡절끝에 타결되자 이번에는 자동차, 유화빅딜이 주춤거리고 있다.4·27 정재계 간담회에서 정부는 자동차, 유화 빅딜의 조기 타결을 촉구했지만 당사자들은 수조원이 왔다갔다 하는 협상인 만큼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채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대우와 삼성은 당초 이달말까지 삼성자동차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아무리 빨라도 5월중순이후로 미뤄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가격차이가 반도체 못지않게 수조원에 달해 상당기간 타결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 대우와 삼성은 『4월말까지 양측이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어 5월부터는 대우가 주체로서 공장을 운영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막상 삼성자동차의 기업가치 실사를 맡은 세동회계법인은 약식평가를 하더라도 5월초순에나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동의 실사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오든 조기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협상과정에서 대우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는 최근 지난 3월 합의된 조건외에도 삼성으로부터 인계받는 직원수 최소화 닛산(日産)자동차와의 계약문제 해결 등을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협력업체도 협상 타결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대우가 SM5 대신 다른 차종을 생산하더라도 연간 5만대분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을 삼성자동차 협력업체에 발주한다」고 양사는 합의했지만 협력업체들은 손실보상을 요구하면서 가동을 중단, 삼성자동차까지 지난 27일부터 조업을 중단했다.
현재 양사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타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막상 구체적인 조건협상에 들어가서는 팽팽히 맞서고 있어 반도체처럼 정부당국의 직간접적인 개입없이는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석유화학=평가기관의 기업가치 실사까지 순조롭게 진행돼온 현대·삼성의 석유화학 통합협상이 현대측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로 미궁속에 빠져들고 있다.
삼성과 현대의 유화 빅딜은 지난 23일 현대가 유화 매각방침을 밝히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현대는 현대석유화학의 기업가치가 삼성종합화학에 비해 많게는 2,360억~3,160억원이나 적게 나오자 크게 당황, 추가출자를 하느니 차라리 모든 지분을 삼성측에 팔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양사의 기업가치에 따라 삼성 57%, 현대 43%의 지분으로 통합법인을 구성하자는 제의를 내놓았다.
현대석유화학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진행중이어서 2,000억원이상의 돈을 계열 분리되는 기업에 쏟아부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은 「당초 합의대로 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도 유화를 핵심업종에서 제외하고 그룹에서 분리키로 한 만큼 현대 지분 전체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게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현대가 석유화학을 포기할 경우 삼성의 인수가 불가피하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삼성도 나름대로 현대유학 인수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며 채권금융단에 요구할 사항들을 점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5조7,010억원의 부채를 채권금융단이 조정해줘야만 정상 경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 정부가 약속한 1조5,000억원의 차입금 상환유예조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의 유화 매각방침 발표이후 양측이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어 일본 미쓰이물산을 통한 15억달러의 외자유치도 마냥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성주 기자 SJYON@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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