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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들 설비투자 외면 돈놀이 열중

"돈있지만 경기불안"… 현금확보 수월한 레저·서비스 투자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유동성이 풍부한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설비나 연구개발 등 본업보다는 현금대여나 레저ㆍ서비스업 등 현금확보가 수월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금은 넉넉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소ㆍ중견기업들은 여유자금을 기업 또는 개인에 단기 대여하거나 현금회수가 쉬운 리조트ㆍ외식ㆍ헬스사업 등에 집중적으로 굴리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단기 대여금 규모가 종전보다 무려 100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짜기업으로 소문난 중견기업 D사는 지난 5월 1,500억원에 리조트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구조조정업체인 G사에 6개월간 100억원을 빌려줬다. 저항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F사 역시 10월 S투자사에 연 10%의 이자로 13억원을 빌려줬다. 대여기간은 1개월. 특히 이 회사는 만기에 돈을 갚지 않을 경우 15%의 별도 보상금을 받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정보통신업체인 D사도 한달에 연 9.0%의 이자를 받고 B사에 1억원을 꿔줬다. 유동성이 좋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알음알음으로 고리를 받고 돈을 대출해주는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식ㆍ헬스사업 등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에 진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축전지업체인 S사의 경우 최근 패밀리레스토랑 형태의 외식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자본금 10억원 정도를 투자할 예정이다. 장소도 이미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내로 결정한 상태다. 전자부품업체인 U사 역시 아동복 수입업체 M사를 5억원에 인수했다. 중견기업 D사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보유한 자금은 많지만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하니 설비를 늘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현금을 놀릴 수도 없어 주변에서 알음알음으로 단기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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