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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탈출 언제" 가시지않는 안개
입력2002-07-14 00:00:00
수정
2002.07.14 00:00:00
회계부정 여진속 어닝시즌 향방 촉각
뉴욕 증시의 베어마켓(bear market) 분위기는 오래가고, 미국 기업과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이 상당기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가 바닥을 형성하지 못한채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패닉이 가중될 것인지, 어느 단계에서 진정될 것인지 여부이며, 상황에 따라 최악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주에는 본격적인 2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 시작돼, 블루칩 500개 기업(S&P 500)의 40%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에 출석, 경제 전반과 금융정책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두 사안이 투자자들의 패닉을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지난해 9월 테러 이후 가장 참혹한 한주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5영업일동안 7.4%, 나스닥 지수는 5.2%, S&P 500 지수는 6.8% 가라앉았다.
그동안 나스닥과 S&P 500 지수에 비해 소폭으로 가라앉던 다우지수가 이제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대비 다우지수는 13.3%, 나스닥은 29.6%, S&P 500 지수는 19.8% 하락했다.
▶ 심리적 공황 지속
투자자들은 최근들어 호재보다 악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주식을 팔아제끼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을 떠나면서 증권시장에 돈이 말라간다는 점이다.
지난 90년대 10년간의 황소장세를 이끌었던 개미군단의 자금, 즉 뮤추얼 펀드의 연금기금ㆍ401(k)등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로 비어가고, 이 같은 탈(脫)증시 분위기는 베어마켓 국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이다.
어쩌다가 주가가 오르면 다음날 매도물량이 더 많이 쏟아지고, '주가는 내려가는 것'이라는 마인드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증시 바닥 논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를 시작으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저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매수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저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뉴욕 월가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은 지난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기업 회계부정 척결에 관한 특별 담화에도 불구, 더 가중됐다.
이번주에는 16일과 17일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인데, 기업 회계문제는 연방정부와 증권거래소(SEC)의 소관이기 때문에 그가 경제를 얼마나 밝게 전망해주느냐 하는데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시카고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여름중에 FRB가 한차례 더 금리를 내린 다음 가을에 금리를 원상회복시킬 것이라는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난 한주동안 뉴욕 증시에서 날아간 돈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2조 달러로 한국 증시 전체 규모의 5배 이상 된다.
2년전에 1만 달러를 투자한 증권이 현재 평균 7,000 달러로 떨어졌으니, 당분간 증시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존 행콕 펀드의 매니저 윌 브라만은 "지금의 베어마켓은 지난 60년만에 최악"이라며, 증시가 아직 바닥을 형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에서 몇%씩 떼어 뮤추얼 펀드에 넣어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401(k)도 이제 가장 나쁜 재테크 수단이 돼 버렸다.
7월들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뮤추얼 펀드로 달려가 돈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푸트남등 대형 펀드들이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다시 파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한주 증권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32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 어닝시즌
이번주에는 다우존스 지수 구성 기업으로는 ▲ 캐터필라 ▲ 제너럴 모터스(GM) ▲ 존슨&존슨 ▲ 시티그룹 ▲ JP 모건-체이스 ▲ 코카콜라 ▲ 하니웰 ▲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 인터내셔널 페이퍼 ▲ 필립 모리스 ▲ 마이크로소프트등이 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한다.
기업 경영평가기관인 퍼스트 콜은 블루칩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전년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2분기 기업 실적이 경기침체로 최악이었기 때문에 올해 기업들의 수익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부 블루칩 기업들은 좋은 수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알려진 제약회사 머크마저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마당에 수익보다는 회계부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주말 델 컴퓨터가 수익을 상향조정하고, 최대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분기수익 전망치를 25% 올렸다는 호재도 불구, 주가는 폭락했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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