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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 설 수 있는건 눈 돼준 안내견 덕분이죠

삼성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 20주년

164명에 무상 기부… 교사·피아니스트 등 사회일원으로 맹활약

김경민(가운데) 인왕중 영어교사가 안내견 '미담이'의 인도를 받으며 제자들과 함께 걷고 있다. /사진제공=삼성화재

시각장애인인 김경민(홍제동 인왕중 교사)씨는 지난 2007년 숙명여대 교육학과 새내기 때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기증 받았다. 김씨는 이후 안내견과 대학생활을 함께하며 숙대 문과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일반 학교의 교사로 당당히 부임했다. 영어교사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데 안내견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김씨는 "삼성에서 안내견을 받아 많은 것을 이뤘다"며 "안내견을 꾸준히 양성해달라"고 말했다.

김씨와 동갑내기인 강신혜(종로구 청운중 교사)씨도 상명대를 졸업한 후 일반 학교에 부임해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안내견 덕분에 학생들과 많은 소통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강씨 역시 "삼성에서 제공해준 안내견 덕분에 오늘 이 자리가 가능했다"며 "안내견의 존재가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이 23일로 20주년을 맞았다. 1993년 국내의 성숙한 애견문화를 선도하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돕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1994년 4월 첫 안내견 배출 이후 20년간 매년 10마리 내외로 지금까지 총 164마리를 무상 기부해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왔다. 그동안 안내견과 함께 한 시각장애인들은 대학생부터 교사·공무원·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삼성의 안내견 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 안내견 학교다. 안내견 사업 초기에는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인식 부족과 성숙되지 않은 반려견 문화로 안내견들의 식당 출입을 거부당하거나 공공시설 출입을 제한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퍼피워킹, 은퇴견 봉사, 견사 자원봉사, 번식견 홈케어 등 삼성의 안내견 양성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 자원봉사자들의 활동과 2000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 40조(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규정) 등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차츰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삼성의 안내견 활동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안내견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삼성은 안내견 사업 20주년을 기념해 이날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대강당에서 올해 '안내견 기증식'을 가졌다. 전용배 삼성화재 부사장과 안내견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조병학 삼성에버랜드 전무,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직원 및 자원봉사자 250명과 안내견을 기증 받을 시각장애인 6명 및 그 가족이 함께 참석했다.

또 안내견 활동 20년을 정리하는 기념영상 상영과 안내견 사업에 공헌한 자원봉사자와 훈련사에 대한 감사패 수여, 20주년 기념수기집을 출간하는 자리도 함께 가졌다. 한편 현재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삼성화재가 삼성에버랜드에 위탁 운영 중이며 경기도 용인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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