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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전문가 인터뷰] <2>루?런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앞으로 10~20년동안 중국은 기회의 땅"<br>개발안된 서부지역 투자이익 더 커…무역불균형이 韓中교역증대 복병<br>한국 농업부문개방 발상전환 필요…위앤화 추가절상 가능성 배제못해


“중국은 앞으로 10~20년 동안 외자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면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더욱 많은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보는 투자전략을 강구해야 합니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교수이자 중국사회과학원 부설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는 루?런(陸建人ㆍ59ㆍ사진) 박사는 “중국경제발전이 향후 10~20년간 지속되고, 이에 따른 외자유치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은 산업보완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한국이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경제교류를 확대해 나간다면 상호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루 박사를 만나 향후 중국경제 전망과 한ㆍ중 양국간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한ㆍ중 관계가 지난 92년 수교 이후 ‘전면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는 등 양국 관계가 날로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도 자꾸 쌓여가고 있는 느낌입니다만. ▲양국이 모두 발전학 있는 국가인데다 문화나 지리적인 근접성 등 때문에 상당기간 협력관계는 계속될 것이고, 그 효과도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물론 배타적 경제수역ㆍ조선족ㆍ무역불균형ㆍ탈북자ㆍ고구려사ㆍ간도 및 대만 문제 등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이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다지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ㆍ중 관계 발전에 따라 양국간 경제협력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양국간 경제협력에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양국은 수교후 지난 12년간 모든 분야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특히 교역ㆍ투자부문에서의 발전은 비약적입니다.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850억달러를 넘어섰고, 올해는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역불균형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 교역증대를 가로막을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문제는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에서 대부분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의 적자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무역흑자 때문에 위앤화 절상을 비롯해 다양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로 인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폭이 줄어 든다면 중국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게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양국간 경제협력은 상호발전을 앞당기는 촉매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 확대, 발전시키고 두 나라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양국 산업의 상호보완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자동차, 전자ㆍ정보통신, 반도체, 서비스분야에서 한국의 비교우위는 상당합니다. 이들 업종들이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호이익을 상당기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3년이 지난 중국이 앞으로 시장개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농업부문의 협력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발상전환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국이 농업부문 개방을 확대하는데 있어 당면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능하면 이른 시일 안에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농업부문에서 중국과 협력하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은 양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하신대로 중국이 WTO에 가입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달라진 점과 앞으로 중점을 둘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중국은 WTO 가입을 계기로 시장개방을 확대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관련법과 제도정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중국이 법치주의를 더욱 강조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법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면서 유력인사와의 인간적인 관계에 의존한 경영은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준법경영이 앞으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을 깨닫고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3국 협력체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역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3국협력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계시장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3국의 협력은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주변국을 아우르는 지역경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일본의 태도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한국은 물론 중국도 매우 긍정적인 입장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은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ㆍ중ㆍ일 3국의 협력이 안되면 동북아 주변국을 묶는 경제공동체도 무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ㆍ중ㆍ일 3국을 넘어 동북아 주변국들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제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요. ▲우선 한ㆍ중ㆍ일 3국의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 후에는 일본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미국도 동북아 경제공동체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까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북아 경제공동체는 개방된 조직이기 때문에 일본이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경제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업종간에 이뤄지는 기능적인 협력에서 벗어나 제도 및 규정 등을 만들어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리적으로나 경제구조상 중국과 일본의 중간위치에 있는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05년도에도 긴축정책이 중국경제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아울러 중국 정부가 중점을 추진할 경제정책은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앞으로 10~20년간은 계속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철강, 부동산 등 일부 업종에서의 투자과열 때문에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가 앞장서 지속적으로 거시경제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수출 증가세도 유지돼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도 8.5~9%의 성장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모든 부문이 골고루 성장하는 균형성장에 보다 중점을 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7%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경제 과열현상을 피하기 위한 거시경제조정정책을 계속 실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부정부패 척결 등 내부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확대하는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경제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적하다시피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은 좋습니다. 그러나 경제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균형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위 1%의 계층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를 생산하는 등 빈부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 동(연안)과 서(내륙)간의 지역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물론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요.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중국 정부도 이런 불균형이 경제발전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이 균형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입니다. 따라서 올해에도 농업세를 감면하거나 폐지하고 재정수입의 상당부문을 복지부문에 돌리는 한편 낙후 지역개발에 앞장서는 등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책이 다각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금리인상을 단행했는데도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리를 또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금리인상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4ㆍ4분기 물가수준이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물론 물가하락세만 놓고 기대이상의 효과는 올렸다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큰 폭의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물가인상을 포함한 각종 경제지표가 정부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소폭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금리인상과 함께 위앤화 평가절상에 대한 미국과 유럽은 물론 국제사회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위앤화 절상문제는 국제경제계의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위앤화 평가절상은 경제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에 따라 환율제도 변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환율시스템은 반드시 바뀔 것입니다. 물론 환율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합니다. 중국은 지난 80년대 선진 7개국(G7)의 압력으로 일본이 단행한 엔화절상이 일본경제를 침체로 몰아 넣은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보고 중국이 무작정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따라서 환율시스템을 바꾼다 해도 일정한 범위내에서 움직이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이고, 변동폭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 시스템도 일러야 하반기에나 채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국이지만 대중 투자의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기업이 투자할만한 업종이나 지역을 꼽아주십시오. ▲현재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에 주는 혜택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중국 기업도 아직 내국민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외국기업은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이지요. 외국기업에 대한 이 같은 혜택은 당분간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 등 첨단업종이나 지역적으로 개발이 덜 된 서부나 동북 3성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이 특혜를 더욱 많이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비교우위를 지닌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개발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배고픈 지역에 가서 자기 실정에 맞게 투자한다면 지금보다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루?런은 亞太경제 전문가…280여편 저서발표 1946년 장쑤(江蘇)출신으로 항저우(杭州)대학 외국어학부를 나온 후 중국인민대학에서 경제학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런던대학 방문교수, 싱가포르국립대학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국가경제개혁위원회 특약연구원, 중국아시아태평양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아시아ㆍ태평양지역경제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현재는 중국의 싱크탱크로 불리우는 중국사회과학원 교수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며 아ㆍ태지역경제에 관한 연구와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280여편의 논문과 수많은 저서를 내놓는 등 연구의 깊이도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90년대의 아시아태평양경제 ▦아시아태평양경제통합과 중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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