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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전문가들은 지난 21일 밤 중국이 전격적으로 위앤화를 2% 절상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추가적으로 절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번 절상폭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5~7%선까지는 절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용 하나은행 자금운용부 과장은 “2% 절상은 시장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10%를 요구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 정도가 맞춰질 때까지는 점진적인 절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만큼 당장 추가적인 절상을 결정하기보다는 점진적이고 순차적으로 위앤화 절상 전략을 갖고 갈 것으로 전망됐다. 위앤화의 절상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환율시장에서 아시아 통화의 절상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형진 우리은행 외환담당 부행장은 “원화환율은 아시아 통화와 동반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원화환율도 강세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원화절상이 이뤄졌고 22일 하루 변동폭이 2%선에 육박해 이번 절상에 따른 단기 효과는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현재 페그제가 적용되고 있는 홍콩달러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략이 이뤄질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위앤화 절상에 나선 것은 과열양상을 보였던 중국경제의 ‘거품’을 제거해 ‘소프트랜딩(연착륙)’을 이끌겠다는 포석도 일부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번 위앤화 절상폭이 너무 작아 실제로 거품제거 효과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황승업 농협중앙회 국제금융부 과장은 “이번 절상으로 중국이 통화량 조절에는 유연성이 생기겠지만 절상폭이 작기 때문에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앤화 절상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은 미국의 대중국 환율절상 압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조태근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박사는 “미국이 10% 이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추가절상 압력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 존 스노 재무장관도 은근히 추가 절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열 산은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도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가 큰 미국의 입장에서는 향후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경제성장 둔화에 대비해 추가적인 절상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위앤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통화의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달러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달러화 강세요인이 미국 내부의 경제변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광호 국민은행 외화자금팀장은 “달러화 강세기조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유로화에 비해 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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