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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서울은행] 감정싸움.. 해태그룹 정상화 지연
입력1999-03-08 00:00:00
수정
1999.03.08 00:00:00
해태그룹의 처리를 둘러싸고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과 서울은행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두 은행간 이전투구에 당사자인 해태그룹의 정상화가 막판 미궁에 빠져들었다.◇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해태그룹 정상화=조흥은행은 해태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짓지 못하자 지난달 「사적화의」 방식을 벗어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식을 동원했다. 즉 구조조정안에 대해 일부 채권단이 반대하더라도 75% 이상이 찬성하면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 채권단도 승인했다.
이에따라 해태음료를 제일제당으로 매각하는 건은 78%의 승인으로 확정됐다. 문제는 해태제과에 대한 출자전환(5,250억원). 제과에 대해 10%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는 서울은행측이 『제과가 보증을 서고 서울은행이 해외 현지금융을 통해 마련해준 470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출자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버티고 나선 것. 자연히 정상화작업은 당초 조흥은행이 시한으로 걸었던 지난 3일을 넘겨 5일까지도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흥은행, 끝까지 동의안하면 법정관리도 고려=조흥은행 관계자는 지난 3일부터 「서울은행」얘기만 나오면 「이가 갈린다」고 말한다. 다른 은행들은 모두 동의했는데 유독 서울은행만 버티고 있다는 것. 현지금융과 관련한 서울은행의 불만에 대해서도, 서울은행만 해결해주면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거부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특히 서울은행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음료는 물론 제과의 출자전환 후 매각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목표시한을 이틀이나 넘긴 5일에는 『서울은행이 끝내 버틸 경우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든지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은행, 왜 우리만 「왕따」 만드느냐=서울은행의 입장은 정반대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5일 조흥은행의 해태그룹 처리방향에 대해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울은행의 주장은 한마디로 조흥측이 자신들을 「왕따」로 만들고 있다는 것. 주채권은행이 자신들(서울은행)의 입장은 생각해주지 않고, 정상화방안이 지연되고 있는 모든 책임을 서울은행에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400억원 규모의 국내 상사여신에 대해 100% 탕감해주었는데 현지금융 여신까지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들에 대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출자전환에 반대한 외환은행(채권액의 9% 규모)은 대세에 지장이 없다며, 가만놓아두고 서울은행만 몰아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형국이다.
◇종착역은 있을듯=그렇다고 해태그룹에 대한 구조조정방안을 차일피일 끌것같지는 않다. 내심으로는 두 은행도 해태그룹의 「파국」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도 구조조정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식을 통해 해결점을 모색할 것이라는게 해태그룹 채권단의 판단이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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