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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진단] 금융계 인사태풍 온다

금융지주 부사장·은행 부행장만 65명 내년 3월전 임기 끝나<br>일부 금융지주 회장 등 임기 상관없이 교체 가능성<br>보험사는 실적 악화 불구 CEO 물갈이 가능성 낮아


지방은행이나 중소 보험회사까지 포함할 경우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다한 금융계 임원이 100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파악되면서 요즘 금융계 인사들은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다. 대선에다 올해는 금융계 사고가 유달리 많았고 실적도 예년만 못해 대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사외이사들도 무더기 교체가 예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곳곳에서 대선 캠프에 줄을 대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금융지주의 한 고위 관계자도 "솔직히 올해는 임원인사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기만료 없는 금융지주 및 은행 CEO…인사태풍 벗어날까=겉만 놓고 보면 금융지주회장이나 은행장들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끝나는 곳이 없다. 특히 은행장들은 2014~2015년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일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바뀔 가능성이 이를 중심으로 한 인사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농후하다.

우선 금융지주의 경우 19명의 부사장이나 전무 등의 임기가 3월에 끝난다. 하나금융이 13명으로 가장 많다. 임창섭 부회장을 비롯해 추진호ㆍ조기욱ㆍ조봉한ㆍ이은형ㆍ김인환ㆍ임영호 부사장 등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 연초에 임원인사의 조정이 있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임될 가능성을 점치지만 내년 3월 주총에서 큰 폭의 변화를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밖에 KB금융은 올해 말까지 4명의 임원이, 우리금융은 내년 3월에 2명의 임원이 임기를 앞두고 있는데 물갈이 폭이 클 것이라고 두 그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은행은 부행장을 중심으로 해 임기만료가 많다. 하나은행은 김병호 경영관리그룹 총괄 겸 HR그룹 총괄 부행장을 비롯해 부행장급 14명(부행장 6명, 부행장보 8명) 모두의 임기가 올해 12월31일까지다. 우리은행은 수석부행장, 집행 부행장, 준법감시인 등 부행장급 15명 가운데 13명의 임기가 연말 혹은 내년 3월 만료된다. 이영태 IB본부 집행 부행장과 이동건 업무지원본부 부행장이 내년 3월까지고 최승남ㆍ강원 부행장 등 11명의 부행장 임기가 오는 12월9~10일까지다. 우리은행은 12월8일 정기 인사를 앞두고 내부에서는 이미 인사 세평들이 쏟아지고 줄서기 움직임도 감지된다. 인사의 폭은 예금보험공사와 약속한 2012년도 경영개선이행약정(MOU)의 결과가 변수라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신한은행은 부행장급 12명 가운데 9명의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난다. 이동대 기업금융 부문 부행장, 오세일 CIB그룹 부행장, 조용병 리테일부문 부행장 등의 임기가 내년 2월11일에 끝난다.

외환은행은 최임걸ㆍ이우공 부행장 등 6명의 임기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이고 기업은행은 정만섭 부행장(2012년 12월), 황만성ㆍ권선주 부행장(2013년 1월), 박춘홍 부행장(2013년 3월) 등이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다. 대형은행 중에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부행장 10명 가운데 절반인 5명이 교체되고 올해 8월 2명이 새로 선임되거나 연임돼 인사의 대상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상부층의 거취에 따라 이곳 역시 연쇄적인 교체ㆍ이동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계는 보고 있다.

◇실적악화 보험사 의외로 인사태풍 적을 듯=보험업계는 임원들의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금융 권역에 비해 CEO 연임 비중이 높은데다 임기 3년을 채워 인사 대상자인 CEO도 거의 없다. 그나마 동부화재의 김정남 사장은 올 상반기 연임이 확정돼 내년에 3년 임기에 다시 들어간다. 연임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CEO로는 현대해상의 서태창 사장 정도가 눈에 띈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산업 전반이 저금리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안정 속에서 경영을 꾸려나가야 할 시점이라 CEO 교체는 드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주계열 보험사의 경우 정권이 바뀌어 지주 전체로 인사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 CEO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전업계 카드사 임원 임기 내년 3월 집중=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의 임기는 내년 3월에 집중돼 있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실적악화로 카드업계가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내년에도 임원들의 연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연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업계 카드사 빅4인 신한ㆍ삼성ㆍ국민ㆍ현대카드 중에서는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의 연임 여부가 내년 3월 결정된다. 국민카드의 경우 매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 사장을 포함한 등기임원 8명의 임기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최 사장의 연임은 일단 긍정적이다. 최 사장은 지난 2011년 분사 이후 체크카드 부문에서 국민카드를 업계 1위 자리에 등극시켰다.

현대카드ㆍ캐피탈사는 황유노 현대캐피탈 부사장이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해 4월 현대캐피탈 해킹사건과 관련 전면에 나서 수습했던 위기관리 능력 등을 인정받고 있어 연임이 긍정적이다.

사외이사 중에도 신한 6명을 비롯해 국민카드(7명), 현대카드(3명) 등이 사외이사들이 대거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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