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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 노린 외국인 투기성 매수 극성… 채권 수익률 왜곡 불러

■역전의 경제학 <BR>정부 인위적인 물가 억누르기에 내년 근원물가, 소비자물가 웃돌듯<BR>대출 규제로 중대형 거래 급감, 중소형 주택으로 수요 몰려 값 급등




경제법칙과 일반상식을 벗어난 경제현상이 채권과 주택시장ㆍ물가에 나타나고 있는 데는 시장의 왜곡이 자리잡고 있다. 국고채 수익률 역전은 원화강세를 예상한 외국인의 환투기성 매수, 물가의 역설에는 인위적 물가 누르기가 배경에 깔려 있다. 주택가격이 거꾸로 가는 것도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한몫하고 있다. 물론 환투기와 정부의 개입 등 시장의 왜곡만으로는 모든 역전의 경제학을 설명하지 못하지만 경제흐름 이상현상의 단초를 제공하거나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 수익률 역전=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통안채 2년물 수익률을 밑도는 역전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입 ▦원화강세(원ㆍ달러 환율 하락) ▦국고채 유통물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미국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경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4%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펀더멘털에 대한 낙관론이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또 올 들어 원화가치는 달러에 비해 7%가량 상승했는데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취할 경우 원화강세가 대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들이 한국물 국고채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로 꼽힌다. 유상대 한국은행 채권시장팀장은 "국고채 3년물과 통안채 2년물 간 수익률이 역전된 데는 '원화강세'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중앙은행과 외국 투자가들이 한국 국고채에 대한 장기보유(buy and hold) 전략을 고수하며 포트폴리오에 속속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발행물량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국고채 수요가 몰리다 보니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고채는 선물시장을 통해 현ㆍ선물 간 헤징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외국인 등 시장 참여자들이 통안채보다 선호하고 있다. ◇내년에는 근원 인플레가 소비자물가 상회=한국은행은 지난 15일 발표한 '2011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연간 기준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은 1.8%, 소비자물가지수는 2.9%를 나타내며 1.1%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은 3.5%, 소비자물가지수는 4.0%로 0.5%포인트까지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근원 인플레이션(3.7%)이 소비자물가지수(3.4%)를 오히려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운 한국은행 물가분석팀장은 "국제유가 급등, 기상이변 등으로 석유와 농산물 가격은 이미 크게 올라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가공식품ㆍ공공요금ㆍ외식비 등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어 근원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총수요 압력이 거세질 수밖에 없고 이는 시차를 두고 지속성이 큰 근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지역 주택가격도 역전=중소형과 중대형 주택의 역전현상은 매매가격 차이 변화에서 뚜렷하게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월과 현재를 비교해볼 때 중대형 주택과 중소형 주택 매매가격 차이는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2007년 1월 99㎡ 초과(이하 공급면적 기준) 주택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095만원, 99㎡이하 주택은 681만원으로 차이가 414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7월 현재 99㎡ 초과 주택은 1,062만원, 99㎡ 이하 주택은 821만원으로 격차가 241만원까지 대폭 줄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리서치센터 실장은 "2006년부터 서울에서는 노원ㆍ도봉ㆍ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소형 주택의 매매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중대형은 대출규제 등이 시행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수요가 너무 중소형으로만 쏠리다 보니 최근 전농뉴타운 등 서울의 신규 분양 사업장에서는 중소형 주택의 3.3㎡당 분양가가 중대형 주택보다도 높아지는 초유의 현상도 벌어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도 아직까지는 차이가 크지만 상승률로 따지면 이미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집값이 폭등했던 수도권은 금융위기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지난 2~3년간 공급이 드물었던 지방 집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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