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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투자 어렵다고요?

초보 컬렉터? 경매장 현장감부터 익혀라



"45억 1,000만원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45억 2,000만원! 더 없으십니까." '땅땅땅' 지난 5월 22일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장. 한국의 대표적인 블루칩 작가인 박수근 화백의 1950년대 작품 '빨래터'가 경매자들 간 뜨거운 경합 끝에 낙찰된 금액은 경매 사상 최고가. 보통 사람들 눈에는 그저 그렇게 보이는 이 조그만 유화 한점의 가격은 웬만큼 산다는 사람들도 평생 벌어서 모을 수 없는,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 액수다.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시중의 넘치는 유동성은 이제 미술 시장에도 불을 지피며 7년만에 경매 거래 기준, 시장규모를 무려 28배나 키워놓았다. 그리고 그 불길은 시장 분위기도 바꿔놓고 있다. 6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미술품 경매장에는 '돈길보는 귀재(?)' 아줌마 부대 이외, 응찰 패드를 든 30~40대 직장인 아저씨들 모습도 곳곳서 보인다. 인사동과 사간동 등 갤러리 밀집지역도 마찬가지. 직장인들이 대부분인 이들 '젊은 넥타이 부대'가 화랑가의 새 풍속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미술시장. 그러나 보통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만만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쉽게 미술 투자에 접근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증권투자를 시작할 때처럼 미술시장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시각문화정책연구원 정준모 원장은 "증권투자시 종목 선정을 위해 해당 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은 물론 CEO의 경영철학 등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따지는 것처럼 작품에 대한 투자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작가ㆍ작품에 대한 정보부터 먼저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자신의 취향을 찾는 단계. 주식과 달리 아트 재테크는 작품을 소장해야 하는 특징이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을 무턱대고 구입한다면 팔기까지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 단기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아트 재테크는 투자대상으로 적당하지 않다. 박수근 화백처럼 블루칩 작가의 경우도 작품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10년 이상이 걸렸을 만큼 아트 재테크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술작품을 통한 감성 키우기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재테크 분산투자의 원칙 그리고 장기적 투자를 생각한다면, 아트 재테크는 직장인들도 도전해볼만한 대상이다. 시장흐름 파악에도 도움…응찰전 위약금등 검토를
전문 갤러리서 사면 가짜 시비 휘말릴 염려 적어
초보 컬렉터인 금융업계 김과장. 2,000만원 미만의 투자 자금으로 아트 재테크를 생각한다면 어디서 작품을 구입해야 할까. 가장 일반적이고 검증된 방법은 갤러리. 그러나 갤러리 간판만 달았다고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은 금물. 갤러리 중 일부는 작품만 유통을 하는 중간 거래상이 많아 전문적인 정보 없이 들른다면 자칫 위작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화랑협회에 가입된 120여개 회원 갤러리라면 일단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해외 경매에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하는 갤러리들도 많아 이곳에서 좋은 투자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전시를 많이 하는 검증된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입하면 되팔기도 쉽고 특히 유명 갤러리에서 전시됐던 전시 이력과 도록(圖錄)을 함께 보관해 뒀다가 경매에 출품하면 위작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전시정보의 경우는 미술관련 정기간행물 혹은 전시 가이드 등을 참고하면 된다. 국내에서 작품가격을 참고할 수 있는 정기간행물로는 마니프에서 발간하는 아트프라이스 등이 있다. 작품 구입처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곳은 미술품 전문 경매장. 경매장은 미술품 직접 투자 현장으로서의 중요성 외에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경매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돼 있어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고 가면 된다.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는 케이블 TV로 생방송으로 진행되지만 초보 컬렉터라면 현장감을 느끼기 위해 직접 가 볼 것을 권한다. 경매를 직접 해보고자 한다면 미리 경매회사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서울옥션의 경우 연회비 10만원을 내면 유료회원이 되며 경매 안내장과 출품된 작품이 실려있는 도록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경매 참가 방법은 경매장에서 직접하는 '현장응찰'과 종이에 원하는 가격을 적고 그 가격이 경합에서 최고가를 기록할 경우 낙찰받는 '서면 응찰' 그리고, 전화로 경매에 참가하는 '전화응찰' 등이 있다. 현장 응찰은 경매시작 전까지 현장에서 응찰등록신청서를 제출하고 받은 응찰 패드로 경매에 참가하면 된다. 서면 응찰은 원하는 작품 번호와 가격을 적어 경매 하루 전까지 팩스로 응찰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전화 응찰은 원하는 작품 번호를 적어 경매 하루 전까지 팩스나 e메일로 보내면, 경매 당일 경매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가할 수 있다. 낙찰받은 작품은 일주일 이내에 입금을 완료한 후 찾아가면 된다. 낙찰금액과 별도로 부과세와 낙찰금액의 11%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낙찰 받은 작품을 취소하게 되면 낙찰 금액의 30%를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경매에 응찰하기 전에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고 싶을 때는 경매사에 먼저 작품을 제출하면, 전문가들에게 진위여부를 감정 받고 최종 출품이 결정된다. 위탁자는 경매회사 담당자와 경매 출품이 가능한 최저가격을 협의하고 위탁계약을 맺으면 된다. 위탁계약이 맺어진 작품은 시장가격과 전시이력 등을 조사 한 후 도록에 실리게 되고 경매에 나오게 된다. 위탁작품이 팔리는 경우 수수료는 낙찰가격의 10~15%가 관례다. 장르별·작가별 시장전망 구상 작품 인기속 회화 강세 유지…'저평가' 중견작가 주목할만 업종ㆍ기업별로 주가가 움직이듯이 미술시장에도 장르별ㆍ작가별로 가격 추이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신정아 파문, 위작 등 사회적 사건과 맞물리며 미술 시장이 최근 약간의 흔들림이 있지만 기조적 변화로는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은 이제까지 미술 시장을 주도했던 유화 중심의 회화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진 작품의 투자 가치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지부진한 횡보세를 보여온 고(古) 미술도 과도한 정도의 저평가 상태여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적지 않다. 최근 국내 미술시장을 견고하게 받치고 있는 장르인 회화는 강세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해하기 쉬운 구상 중심의 작품 인기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국내 작가로만 따진다면 올해 강세를 보였던 근현대 작가의 뒤를 이어 젊은 작가들로 상승무드가 옮겨가고 있다. 특히 중견작가들 중 아직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작가들은 눈여겨 볼만하다. 안정적인 작품활동과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는 중견작가로는 권순철ㆍ강요배ㆍ김원숙ㆍ강익중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미술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사진의 투자가치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 3일 막을 내린 국제 판화사진미술제(SIPA) 거래 실적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커져 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30억원은 미술시장에서 큰 돈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회화에 밀려 위축됐던 사진 작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회화 등 다른 미술장르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는 점은 초보 컬렉터에게 부담을 줄인다.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는 고미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유화의 작품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고미술의 성장세가 점쳐지지만 단기간 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시대 대표 화가의 걸작은 시장에 유통될 만큼 작품이 많지 않고, 위작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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