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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달러가 흔들린다

【뉴욕=김인영 특파원】지난 8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기습선언으로 큰 상처를 입었던 미국 금융시장이 이번에는 자국 대통령의 일로 다시 동요하고 있다. 러시아 모라토리엄의 상처가 채 가시가도 전에 뉴욕 금융시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진행되면서 엉클 샘의 힘을 자랑하는 주가와 달러의 양대 기둥이 흔들리는 불안한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대통령 탄핵안이 하원 법사위를 통과한 후 14일 처음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126.16포인트(1.43%) 하락한 8,695.60에 폐장했다. 이는 지난달 23일의 사상 최고치에 비해 678 포인트(7.2%)나 떨어진 것이다. 미국 경제의 뒷마당 격인 브라질 정정 불안이 뉴욕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브라질 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400여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약속한 경제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놓여있다.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이날 8.5% 폭락했고, 그 여파로 아르헨티나 5.87%, 베네수엘라 4.69% 등 중남미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곤경에 처하자, 미국 재무장관의 서명으로 유통되고 있는 그린백(달러)은 맥을 추지못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상대 통화인 일본 엔화가 취약했음에도 불구, 한때 1달러당 114.94엔까지 떨어져 115엔대가 무너졌다. 달러는 하오에 회복, 뉴욕 증시 폐장시간엔 지난주말인 11일보다 1엔 가량 떨어진 115.54엔에 거래됐지만, 이는 지난주 최고치인 120엔에 비해 무려 5달러나 떨어진 것이다. 달러는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1달러당 1.6510 마르크에서 1.6480 마르크로 하락했다. 달러는 다음 날인 15일 동경에서 116엔대로 회복했으나, 전문가들은 유럽과 뉴욕시장을 돌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 딜러들은 클린턴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본 금융부실의 누적이라는 엔화 약세의 조건에 승부를 걸기 보다는 미국 돈을 일단 투매하자는 분위기를 보였다. 엔화 강세-달러 약세의 기조는 클린턴 탄핵안이 하원 본회의에 상정되는 오는 17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들은 클린턴 탄핵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확율을 50대50으로 보고 있으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불확실한 상황 앞에서 대개 비관론에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번주중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10엔에 근접한 후 연말에 113~118엔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탄핵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뉴욕 금융시장은 러시아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을 방문중인 클린턴은 자신은 위증한 일도 없을 뿐더러 사임할 의사도 없다면서 공화당 주도의 의회에 한판 싸움을 선언했다. 물론 미국인의 다수는 아직 탄핵을 반대하는 쪽에 서 있다. C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중 6명이 탄핵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원 본회의가 탄핵안을 통과시킬 경우 여론은 급진전될 가능성이 없지않다. 실제로 ABC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시킬 경우 클린턴은 의회와의 투쟁을 중지하고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58%로 다수를 차지했다. 또 중간선거일 이전인 지난 11월1일의 ABC 여론조사에서 탄핵 지지비율이 27%에 불과했으나, 이번주 들어 그 비율이 38%로 높아졌다. 클린턴 탄핵안은 물론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의결정족수인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상원에선 3분의2의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68년 앤드류 잭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상원에서 한표 차이로 부결됐지만, 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원 본회의 표결 전에 사임했다. 비록 클린턴이 탄핵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직 수행에 큰 구멍이 생길 것이므로 월가는 불안한 심정으로 워싱턴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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