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해 지난 7월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체의 매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매출증가세 둔화현상은 5월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소비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7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증가율은 3.0%로 전월(7.1%)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대형할인점의 매출증가율도 0.5%에 그쳐 전월 0.9%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상품종류별 매출 추이를 보면 백화점은 아동ㆍ스포츠(-0.1%)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대형할인점은 가정생활(8.5%), 식품(1.0%)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가전ㆍ문화(-7.8%), 의류(-3.3%), 스포츠(-6.8%) 부문에서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구매 고객 수는 백화점(-5.5%)과 대형할인점(-4.0%) 모두 감소했고 구매 단가는 백화점(8.9%)과 대형할인점(4.2%) 모두 증가했다. 산자부는 지난달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강수량은 717㎜로 예년 평균인 346㎜보다 훨씬 많았고 집중호우 기간도 7월7~29일까지로 20여일을 넘었다. 하지만 매출증가율 둔화현상이 비단 7월만의 현상이 아니라 5월부터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까지 소비침체 현상이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실제 백화점의 매출증가율은 4월 8.2%를 기록한 후 5월 7.6%, 6월 7.1%로 떨어지다가 7월에는 3%대로 낮아져 고소득층의 소비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할인점의 매출증가율 역시 4월 3.1%를 기록한 후 5월 2.6%, 6월 0.9%로 떨어지다 7월에는 0.5%까지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7월의 매출하락은 폭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하면서도 5월 이후 둔화된 소비증가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실제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달 매출증가율은 모두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8월 들어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증가율이 12~15%로 정상을 되찾았기 때문에 7월의 매출부진은 기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매출증가율 하락 현상이 실제 경기침체 때문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첫 대목인 추석 경기를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중호우 영향으로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증가율이 둔화됐을 수도 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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