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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ㆍ선물시장의 선진화

우리나라를 동북아 금융허브와 연구개발(R&D)센터로 키우자는 논의가 정부와 학계ㆍ언론계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확정 발표한 증권ㆍ선물시장 선진화 추진계획은 이에 대한 실행계획(action plan)의 일환이라 생각된다. 대다수 일반국민이나 투자자들에게는 정부의 거래소ㆍ 코스닥ㆍ선물시장 통합 발표가 갑작스러울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실 시장개편 논의는 이미 지난 2000년 11월부터 재정경제부 산하 금융발전심의회 증권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학계ㆍ증권유관기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사안이다. 수십년 동안 증권유관기관에 몸담아온 필자로서는 시장개편 내용의 하나 하나가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어 시장개편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정부가 발표한 증권ㆍ선물시장 선진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증권ㆍ선물ㆍ코스닥 3개 시장은 주식회사 형태로 통합하고 본사를 부산에 두도록 했다. 부산 본사는 100% 전산매매로 운영되는 우리 시장특성과 지방분권화를 고려한 정부의 정책판단이라고 본다. 통합거래소는 각 시장별로 사업부제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는 경영의 효율성과 각 시장별 상품특성에 따른 독자적 운영 필요성을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통합거래소 내에 독립적인 시장감시위원회를 두어 불공정거래 감시 등 자율규제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청산결제기능의 경우 통합 즉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간에 통합청산을 실시하고, 현ㆍ선물간의 통합청산은 시스템을 정비한 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전산기능 통합을 위해 통합거래소내 정보기술(IT)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IT 투자ㆍ정책 등을 심의하기 위해 `전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통합관련법이 올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통합거래소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선진화 방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우리 증권ㆍ선물시장의 질적 수준과 인프라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시장통합의 효과로는 다음 네 가지가 예상된다. 첫째, 거래비용 인하가 기대된다. 시장통합으로 그동안 각 시장별로 중복투자 되고 있던 전산시스템 비용을 감축할 수 있으며 기획ㆍ총무 등 각종 경영지원기능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거래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단일시스템이 구축되고 현ㆍ선물간 통합청산과 결제가 이루어질 경우 투자자는 하나의 계좌를 통해 주식과 선물ㆍ옵션에 대한 모든 주문 제출과 청산ㆍ결제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째, 증권(선물)회사의 시장진입비용이 대폭 낮아질 것이다. 통합거래소는 주식회사제로 운영되므로 거래소 소유권과 시장이용권이 분리된다. 따라서, 낮은 비용으로 시장이용권을 취득할 수 있어 회원의 종류가 다양해 질 것이며 시장활성화도 기대된다. 넷째, 해외시장과 제휴 또는 연계가 용이해져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통합거래소는 주식ㆍ 채권ㆍ선물옵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므로 해외시장과 제휴에 있어서 협상력이 높아지며, 표준화된 단일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해외시장과의 연계도 용이해질 것이다. 국제금융시장 환경을 보면 지난 1980년대부터 규제완화와 자유화, 전자통신기술의 발달로 각국 금융시장간 연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밀어닥친 정치와 경제ㆍ사회ㆍ노동 전부문에 걸친 세계화와 유럽통합(EU)과 같은 지역통합은 시장간 연계를 넘어 국내시장 뿐 아니라 국가간 시장 통합을 강요하고 있다. 국경을 방어막으로 특정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시대는 지나고, 국경을 초월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국내시장간 또는 해외시장과 통합을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미국이 현ㆍ선물시장 분리체제를 고수하고 있음을 들어 시장통합에 반대하는 주장도 일부 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다양한 자본에 의한 다수의 주식ㆍ선물거래소가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모델이 반드시 미국 금융시장 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같은 경제규모에서는 유럽이나 아시아 중소국가처럼 증권ㆍ선물 종합거래소 체제가 대외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본다. 우리는 이미 역내 경쟁국들에 비해 시장개혁에서 늦은 감이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시장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 증권ㆍ선물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시장통합 관련법의 조속한 입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남영태(증권거래소 부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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