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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환란 2년] 1. 위기 과연 끝났나
입력1999-06-30 00:00:00
수정
1999.06.30 00:00:00
이용택 기자
지난 97년 7월2일은 아시아에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 날이다.이날 타이가 헤지펀드와의 외환전쟁에서 굴복, 바트화 환율방어를 포기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환란 도미노」가 시작됐다. 21세기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던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이 허망하게 무너져내리기 시작한 것도 이날 부터다. 이후 아시아는 희망의 땅에서 절망의 땅으로 전락했다.
그로부터 2년. 아시아를 뒤덮었던 어둠 사이로 햇살이 다시 비치기 시작했다. 환란 2년을 맞아 아시아 경제의 현주소, 해결과제 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아시아를 휘감았던 먹구름이 걷히고 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최신호(7월1일자)에 아시아 환란 2년 특집을 싣고 아시아 경제의 현주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금융위기의 광풍(狂風)이 잦아들고 환란국들의 경제가 대부분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절망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지던 아시아에 다시 희망이 싹트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 2년 전인 97년 7월2일 차발릿 융차윳 타이 총리가 바트화의 고정환율제를 포기한다고 선언했을 때 이것이 비극의 서막임을 아시아 국가들은 알지 못했다. 단지 타이에만 국한된 국지전 정도로 판단했다.
그러나 타이의 바트화 붕괴는 아시아 각국의 환율폭락으로 이어져 아시아 각국에서는 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바트화 가치는 한달새 50%가 폭락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84%나 떨어졌다. 원화 가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타이·인도네시아·한국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신탁통치」 체제에 들어가고 말레이시아는 이를 끝까지 거부하며 자본시장을 통제, 「세계경제의 이단자」로 남았지만 어느 국가 할 것 없이 모두 위기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환란위기는 특히 아시아의 기적과 30년 고속성장을 일시에 무너뜨렸다. 지난 30년간 10%대의 고속성장을 지속하던 아시아 경제는 환란이 닥치면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으로 빠져들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1년도 채 안돼 마이너스 15%의 퇴보를 기록했고 타이·한국·말레이시아도 마이너스 5.8~7.0%까지 뒷걸음질했다. 주가는 환란 전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회사에서 쫓겨난 실업자들이 거리를 메웠다. ★그림참조
이같은 절망적인 상황이 올들어 급반전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주가도 환란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해외투자가들도 「U턴」하고 있다.
국제경영컨설팅회사인 미 A.T. 커니사가 29일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세계 각국의 투자신뢰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외국인들의 신뢰도가 급상승, 투자선호국 상위 25개국 가운데 17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선호도다. 말레이시아·홍콩·필리핀도 상위 25개국에 복귀했다.
그렇다고 먹구름이 모두 걷힌 것은 아니다. 지난 94년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책자를 통해 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생산성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던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최근 『아시아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위기재발 가능성을 다시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아시아 경제는 병을 앓기 시작한 환자가 이제 갓 원기를 찾아가고 있는 상태와 같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 다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환란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완치는 아직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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