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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변화 리스크ㆍ사업기회 대비 '對北 싱크탱크' 육성 나서야

기업에 북한 전문가가 없다<br>금강산 관광 중단 등 기업들 사업 기회 없자 전문조직도 운영 안해<br>남북관계 급속 진전땐 SOC 등 활발해질듯, 사전에 전문가 키워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북한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에는 이러한 변화에 대비할 북한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소유 자산을 동결·몰수한 지난 4월 서울 연지동 현대아산 로비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손용석기자


국내 기업들이 북한 전문가 확보에 소홀한 것은 그동안 대북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변수가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으므로 지금 당장이라도 북한 전문가의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정은 시대를 맞아 북한이 급격한 혼란에 빠지든 아니면 전면적인 개혁개방에 나서든 국내 기업들에는 커다란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기업 북한 전문가 찾아볼 수 없어=현재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을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에서 북한 전문가를 사실상 찾아볼 수 없다. 삼성그룹은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제안보팀 연구인력을 제외하고는 그룹 내부에 북한 전문가가 전무한 실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북한 전문가는 물론 대북사업과 관련된 조직이 전혀 없다. 이른바 '왕자의 난' 당시 고(故) 정몽헌 회장이 당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계승했고 정 회장 사후에는 현정은 회장이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사업에 매진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정은 북한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시기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전문가는 "만일 북한이 급속히 개방될 경우 자동차ㆍ철강ㆍ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이 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라며 "그룹 산하 연구소를 통해서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LG그룹 역시 북한 측과 직접적인 사업고리가 없기 때문에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LG경제연구원에서 북한 관련 사안을 연구해 사업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수준이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북한 변수에 따른 영향 및 대응을 분석하는 데 있어 금융 분야는 각 계열사의 재경파트가, 거시경제 분야는 연구원 등이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SK그룹도 중국 전문가는 있지만 대북사업을 안 해 북한 관련 전문가는 없는 실정이다. 포스코의 경우 과거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북한 경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 분야에서 손을 놓은 지 오래다. 종합상사업계의 북한 전문가들도 대북사업이 시들해지며 자취를 감췄다. LG상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단순 임가공 및 가리비 양식 등 대북사업을 할 때만 해도 북한 관련 전문가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대북사업을 접고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 인력들은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금이 북한 전문가 육성 나설 시점=기업 내부에 북한 전문가가 없다 보니 기업들은 김 위원장 사망과 같은 메가톤급 북한 변수가 발생하자 중국 현지법인 및 지사와 외부 전문가들을 통해 북한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 북한 전문가인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최근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북한의 긴장 고조 및 개혁개방에 따른 사업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특히 국내에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북한 전문가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북한 전문가 육성이 시급한 이유로 북한 체제 변화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 향후 남북관계 진전시 대북사업 기회를 미리 포착해 대응하는 데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업들이 중국ㆍ동남아시아ㆍ중남미ㆍ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앞다퉈 지역전문가를 육성하면서도 정작 북한 전문가 육성에 소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하 대표는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변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지금이야 말로 기업들이 북한 전문가를 육성해 경영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북측과의 꾸준한 접촉 및 실무경험이 요구되는 북한 전문가의 특성상 전문인력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2년도 북한연구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 정보화 사업 등에서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되겠지만 북한의 개방이 임박해 전문가를 영입해봤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사전에 대북 전문인력 양성 지원과 채용을 통해 이들을 꾸준히 관리하고 미리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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