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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경제 회고와 반성

지표상으로는 외환위기는 이미 극복된 셈이다. 이는 자화자찬이라고만 볼 수 없다. 한국이 사실상 (국제통화기금 IMF)체제를 졸업했다는 IMF의 평가는 당면과제인 IMF체제의 완전극복도 멀지않은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환란 이후 불과 2년만에 우리 경제가 이정도로 호전된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올해는 한국경제 재도약의 출발점이라고 할만하다.그러나 우리 경제가 내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발전을 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표상의 화려한 회복세 뒤의 어두운 그림자 탓이다. 대기업의 부채비율 200%달성이라는 적지않은 성과는 있었지만 재벌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상당수 부실계열사들이 정리됐지만 기업지배구조와 경영행태는 환란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구조조정은 매듭됐다고 하는 금융기관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많은 부실금융기관들이 퇴출되고 합병됐지만 관치금융은 오히려 심화됐다. 금융기관과 기업은 그나마 구조조정의 외형이라도 이루어졌지만 정치·정부 및 공기업의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큰 짐이되고 있다. 총체적인 개혁이 이루어져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다. 만족스럽지 못한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잃은 것도 적지않다. 실업률이 크게 낮아지기는 했으나 고용구조의 악화는 여전히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산층의 붕괴와 빈익빈부익부의 심화는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과소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임금인상요구와 노사불안이 재현되는 것도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 환란의 주요원인인 분식회계·뇌물제공·변칙상속 및 세금포달 등 고질병들은 개혁의 구호속에서도 아직 온존하고 있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위기극복에 온통 쏠리는 바람에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및 해외시장개척 등에 소홀, 성장의 에너지가 착실히 축적되지 못한 것도 우려된다. 진정한 IMF극복은 선진국수준의 기술및 연구개발능력을 확보, 국제경쟁력으로 나타나야 가능하다. 이렇게 볼때 우리의 가야할 길은 멀다. 위기극복을 위한 관치경제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않지만 이제는 시장원리의 정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정부가 금리·환율·물가를 모두 통제하겠다는 것은 환상이다. 더 큰 해악이 잉태될 수 있다. 정부가 임기응변적 대응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와 구도를 가지고 일관성있는 정책운용을 해야 한다. 아직도 미흡한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정치및 공기업의 개혁에 대한 일대 결단과 과감한 실행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란의 교훈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경이적인 성장과 유례없는 증시활황 등 화려한 겉모습의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정부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가 샴페인을 터뜨리는 오만을 자제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합심단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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