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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조 이젠 변해야 한다] 권력집단화한 귀족노조

경영·인사간섭 비일비재 국가경쟁력 갉아 먹는다<br>제도적 감시장치 전무 "부패스캔들 예견된 일"<br>협의대신 강성노조와 담합 경영진도 반성해야

[대기업 노조 이젠 변해야 한다] 권력집단화한 귀족노조 경영·인사간섭 비일비재 국가경쟁력 갉아 먹는다제도적 감시장치 전무 "부패스캔들 예견된 일"협의대신 강성노조와 담합 경영진도 반성해야 • 방향성 상실한 투쟁노선 • 相生의 틀 다시 짜자 • 기이차 노조지부장 긴급 체포 • 기아車 "단기악재 일뿐" 주가 영향없다 • 선금받고 대기자 명단까지 작성 '충격' • 연루 직원 전원해고說 '뒤숭숭' • 광주공장 노조지부는 노조간부의 취업장사로 비난을 받고 있는 기아차 노동조합이 24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대의원대회를 마친 가운데 노조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최흥수기자 A사는 노조의 요구로 퇴직노조원 자녀를 매년 수십명씩 신입사원으로 뽑고 있다. 이 회사는 능력과 관계 없는 인재선발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 때문에 이 같은 관행을 유지해오고 있다. B사는 지난 2003년 단협에서 “생산직 신규채용시 사내하청 근로자를 40% 이상 채용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500명을 새로 뽑으면서 사내하청 근로자를 200명 이상 뽑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 간부가 청탁을 받았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지만 회사 측은 더 큰 문제를 우려해 의혹을 덮어야 했다. 기아자동차 노조의 채용비리를 계기로 대기업 귀족노조의 이기주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임금에 높은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는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힘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에 드러난 신입사원 채용시 노조간부의 뇌물수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강성 노조가 회사 경영 및 인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해온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파업으로 인한 경영상 타격이 심각한 자동차ㆍ석유화학ㆍ조선ㆍ정유 등 일부 업종의 경우 노조 세력화로 많은 부작용을 일으켜왔다. 대기업 노조는 생산성 향상 활동, 생산공정 조정, 해외공장 이전 등 경영상 주요 활동마다 관여하고 있다. 일부 노조는 노사 동수로 징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징계처리 문제 등을 다루자고 요구할 정도다. 대기업 근로자의 고임금이 다수 협력ㆍ하청업체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사건에 대해 ‘일부 노조 간부의 부도덕함을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논평을 냈다가 네티즌의 분노를 산 것은 노조 이기주의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김배곤 민노당 부대변인은 21일 “일부 노조 간부의 부도덕함을 침소봉대해 노조 전체를 부도덕한 권력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논평을 냈다. 그러나 이 논평에 대해 민노당 당원과 지지자들조차 실망했다며 홈페이지에 비난을 퍼부었다. ID가 ‘민노당 한 표 주었던 사람’은 “내부 식구의 문제일수록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지요. (중간 생략) 어째 도덕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이렇게 논평한단 말이오”라고 따졌다. ‘당원’ ID의 네티즌은 “‘일부 노조 간부의 부패’로 인한 노동자의 피해를 왜 민주노총이 아니라 검찰이 먼저 알게 되는지 걱정하십시오”라고 꾸짖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일부 노조 간부의 부패 스캔들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80년대 후반 이후 급성장해온 대기업 노조를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제3자의 감시에서 자유롭다 보니 내부적 통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비대해진 조직에서 비리가 발생할 여건이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김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조의 운영, 재정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단위노조 내부의 문제에 상급단체에서조차 관여하지 못하다 보니 견제와 감시장치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노조가 2003년부터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상급단체인 금속산업연맹과 민주노총이 검찰수사 착수 이전에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은 “상급단체가 단위노조에 대해 일정한 통제력을 갖고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경영참여 요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노조가 경영에 참가해야 경영투명성이 높아지고 구성원 전체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접근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노조가 건전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 경영참여를 삼가고 있다”며 “노조가 경영에 직접 참가한 뒤 경영을 감시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게 도요타 노조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경영진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은 “노조의 경쟁력은 회사와의 파트너십에서 나온다”며 “경영진이 경영합리화를 위한 방안을 노조와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담합을 통해 풀어온 관행에 대해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5-01-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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