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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1월 수출 역대 최대 규모 증시 수렁탈출 한줄기 빛

우울한 소식만 들려오던 주식시장에 설을 지나고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2003년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7.3% 증가해 1월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내수경기가▲유가 상승 ▲카드 연체율 급등 ▲소매매출 부진의 3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호조는 주가 폭락으로 멍든 투자자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줄 좋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이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으며, 오히려 주 후반에는 폭락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왜 주식시장은 오랜만에 전해진 좋은 소식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까. 투자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 데에는 세계경제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수출 호조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판단이 깔려있는 듯 하다. 그러나 최근 품목별 및 지역별 수출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의 수출증가가 단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좀더 장기적인 추세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최근 수출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중국경제의 고성장 추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 중국경제는 8%에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달러화의 약세는 중국경제에 매우 유리한 경제여건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약세로 인해 달러화에 고정되어 있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도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이는 국제경쟁력 강화 뿐만 아니라 디플레이션의 위협을 완화시킬 수 있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과거 한국의 대 중국 수출과 중국의 수출 동향을 비교하면, 두 변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수출이 증가할 때면 어김없이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중국의 수출이 부진할 때에는 한국의 대 중국 수출도 줄어든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중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외자계 기업들이며, 또한 중국의 기초산업 여건이 아직 초보단계에 있어 수출이 증가할 때에는 일본과 한국 등 주변 공업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런 관계가 당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중국 수출의 증가 추세가 지속되는 한, 한국의 대 중국 수출도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호조의 두 번째 요인은 반도체에 편중돼 있던 수출구조가 다변화되는 데 있다. 지난 2000년 15.1%에 달했던 반도체의 수출비중은 2002년에는 10.3%로 급락한 반면, 2000년 13.6% 수준이었던 정보통신제품의 비중은 2002년 16.6%로 증가해 수출 비중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지난 2001년 반도체 경기의 부진 영향으로 한국의 수출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음을 감안할 때, 최근 반도체 현물가격의 급락세는 수출 전반에 큰 타격을 가져올 요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반도체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 2002년 수출은 8.3% 증가했으며, 하반기만 놓고 보면 무려 20.9%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반도체를 대신한 디스플레이 및 휴대용 단말기의 성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수출증가의 안정성을 높이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제품의 품질 및 브랜드 인지도가 개선된 것도 수출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하반기 대미 수출은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약세와 미국 내수시장의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었음에도 이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자동차 및 가전 등 내구소비재 부문에서 한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진한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GM을 비롯한 빅3의 가격인하 공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한국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한국의 휴대용 단말기 제품들은 고가전략을 구사하며 선진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물론 이상의 세 가지 요인 이외에도 ▲미국경제가 더블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 ▲국제상품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유화 및 철강 수출이 증가하는 점 등도 수출증가에 기여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순환적인 요인은 언제든지 나빠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브랜드 경쟁력의 강화와 중국경제의 성장이라는 추세 요인보다는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바닥을 알 수 없는 시장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밝아오고 있는 희망의 빛을 애써 무시하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시장을 추종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속성이지만, 이제는 역발상의 투자원칙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홍춘욱 한화투신운용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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