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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기업/제일제당] 타임머신
입력1999-07-11 00:00:00
수정
1999.07.11 00:00:00
강창현 기자
2008년 5월 21일 저녁. 다음 달에 문을 여는 한국 최초의 달 기지인 「옥토끼」(OKITOKI)에 상주할 200명에 대한 단체 급식을 성사시킨 제일제당 영업부의 김대길 과장은 「아차」하며 가던 길을 멈췄다.오늘이 바로 결혼 10주년 기념일. 이번 주말에 동해로 여행을 떠나기로 아내와 굳은 약속을 하고 나왔건만….
金과장은 가던 길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무선 인터넷시스템으로 들어가 평소 이용하던 국내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인 CJSHOP(WWW.CJSHOP.COM)에 접속했다.
아내와 집에서 오랜만에 오붓한 식사를 하기로 약속한 시간은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야 했다.
먼저 꽃배달부터…. 김과장은 CJSHOP의 메인 메뉴에서 꽃배달을 클릭한 뒤 장미 35송이를 선택했다. 그리고 집주소와 아내의 이름을 넣고 즉석에서 아내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다음으로 「1시간 초고속 배달」이라는 옵션을 클릭. 값은 10% 정도 비싸지만 金과장이 집에 도착하기 전에 꽃이 아내에게 배달돼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아내의 선물…. 『먼저 시간이 없으니 검색엔진을 가동해야겠군』. 金과장은 혼자 중얼거리며 검색 엔진에 「보석」이라고 쓰고 희망 가격대를 써 넣었다. 엔터키를 치자 거의 동시에 뜨는 보석 메뉴판.
무선이지만 속도는 엄청났다. 10년전 ISDN과 같은 초고속 통신망의 등장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지금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 이 무선 인터넷의 속도는 10년전의 ISDN보다 무려 100배나 빠르다.
『역시 과학의 힘은 훌륭해』. 새삼 감탄하며 아내가 늘 노래부르던 사파이어 목걸이를 하나 골랐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CJSHOP이니 믿음이 갔다. 배달할 곳은 내일 저녁 7시 휴가지인 정동진의 파라다이스 호텔 양식당 「제니」. 저녁 식사중 배달이라는 「깜짝쇼」를 노린 것이다.
金과장은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복합 렌지레또」 1박스와 귀여운 강아지 「유리」의 밥인 「제로니」 2박스를 주문, 결재까지 마치고 노트북을 닫고 일어섰다.
『휴, 이제 다 끝났구나 빨리 가야지. 앗, 또 나의 실수. 차를 예약하지 않았군』. 金과장은 머리를 치고는 다시 CJSHOP에 접속, 렌터카 코너로 들어가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레저밴을 20% 할인받아 예약했다. 여행을 다닐 때면 레저밴이 자신의 승용차보다 편리했기 때문이었다.
내일 오전 7시 차를 인도받는 것으로 모든 것이 O.K. 서둘러 주차장으로 뛰어가는 金과장의 어깨가 가뿐해 보였다. /강창현 기자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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