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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구조 직무중심으로 개편을
입력2001-12-16 00:00:00
수정
2001.12.16 00:00:00
상의 보고서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연공서열식 임금구조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구조조정시 고액을 받는 장기근속자 위주로 감원하며 명예퇴직금을 지불하는 등 과다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 차제에 직무 위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노동시장 유연성과 임금체계 개편'이란 보고서를 내고 신입사원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20년이상 근속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175.6으로 주요 선진국들보다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일본의 172.0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폭이 2∼4배나 높은 수준이라고 상의는 주장했다.
유럽국가의 경우 2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수준이 신입사원(100) 대비 프랑스가 130.9, 이탈리아 128.2, 독일 118.8에 불과하다는 것.
상의는 국내 기업들의 임금체계가 연공서열식으로 이뤄지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높은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기업들은 인력을 절감할때 장기근속자 중심으로 추진하게 되지만 정작 이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회사의 이익을 해고비용으로 소진하게 된다는 것.
또한 숙련도가 높은 기능공을 해고하게 되면서 기술축적에 애로가 발생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처럼 기업 구조조정이 장기근속자들의 고용조정 위주로 진행되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라는 제도적 문제점에서 비롯됐다는 게 상의의 입장이다.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와 관련, 상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인상이 지속돼 임금수준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할 때 선진국보다 높아지고 노동시장은 더욱 경직되는 현상이 초래됐다고 풀이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려면 연봉제와 성과배분제 등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임금구조가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를 유지, 근로자가 근속연수가 늘더라도 동일 직종과 등급에 머무를 경우 임금이 자동으로 늘지 않아 기업들은 고용조정이 필요한 경우 근속연수가 짧은 직원부터 해고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지닌 일부업종이 경험이 많은 장기 근속자를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상의는 설명했다.
건설업종의 경우 목공ㆍ미장공 등 직종과 기능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력충원시 숙련도가 높은 기능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석 대한상의 조사이사는 "현재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미국처럼 직무 중심으로 개편할 경우 기업들은 고용조정을 하더라도 숙련도가 높은 장기근속자를 보유할 수 있고 노사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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