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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항 경쟁 원가절감에 달렸다" HPH, 新 물류시스템으로 효율성 30% 높여하역 인력도 아웃소싱 활용 비용 크게 줄여"국내서도 하역업체 주도 노무체제 도입해야" 홍콩=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전세계 항만은 지금 물류원가 절감을 위해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홍콩 콰이청 항만에서 만난 허치슨포트홀딩스(HPH)의 안토니 탬 그룹 총괄경영 부장은 “아시아권의 주요 항만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얼마나 빨리, 싸게 물동량을 처리해 주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아시아 허브항을 놓고 벌어지는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HPH는 홍콩의 콰이청 컨테이너 항만 등 전세계 39개의 항만에서 219개의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전문 항만운영 그룹이다. HPH는 올초부터 지난 10여년간 공들여온 차세대 물류전산 시스템인 ‘nGEN’ 터미널운영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선박이 항만으로 입고되는 순간부터 모든 컨테이너를 컴퓨터로 제어, 실시간 위치추적이나 작업상황 등이 확인된다. 특히 1분당 1,0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순간적으로 선박에 배치해 지연 적재 현상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물류비용도 크게 감소했다. 탬 부장은 “차세대 물류시스템 도입이후 30%의 물류처리 효율성이 나타났다”며 “이 때문에 굳이 터미널 추가 확보 등 신규 투자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항만의 생산성 지표인 ‘체류시간’(선박이 항만에 입고된 후 다시 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6~8시간으로 확 줄었다. 부산항만이 12~13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놀라운 수치다. 홍콩의 주요 항만은 하역인력을 최소화해 물류비용도 대폭 감소시키고 있다. 홍콩의 경우 터미널운영 업체는 정규직 이외의 하역관련 일용직을 아웃소싱해 필요에 따라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HPH도 정규직은 1,500명이지만 물동량이 급증할 경우 150~300여명을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언제든지 조달받는다. 하역업체가 자율적으로 필요한 노무인력을 선택해 투입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현실적인 여건이 전혀 다르다. 항운노조가 독점적으로 노무공급권을 행사ㆍ관리하고 있어 유연성 확보가 어렵고 하역 작업시 실제 필요 인력보다 과다한 16명이나 투입되고 있어 노동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시간당 48개로 홍콩(115개), 선전항(113개), 상해(78개) 등 경쟁국 항만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재선 무역협회 하주지원팀장은 “항운노조에 의한 배타적인 하역인력ㆍ채용ㆍ관리체제 지속은 국내 항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외국 선사 및 다국적 물류기업 유치에 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항운노조의 노무공급 독점권을 폐지하고 하역업체가 필요 인력을 상시 고용하는 ‘상용화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만난 해운업체의 한 고위 임원도 “중국이 오는 22일 상하이 양산 심수항을 본격 가동하고, 심천항이 예상외로 무서운 속도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항만노무체제 개편문제를 놓고 노조 등이 물리력으로 맞설 경우 국내 항만의 신인도는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시아 주요 항만들이 차세대 물류시스템을 앞 다퉈 도입하는 등 원가 절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홍콩항 터미널에서 초대형 선박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입력시간 : 2005/11/0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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