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녀'가 심술이 아닌 마법을 부리면서 증시가 막판 대역전승 분위기를 연출했다. 증시는 10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네마녀의 날)을 맞아 장중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배당주와 삼성전자 등 업종 대표주 등에 대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집중된 데 힘입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앞으로의 증시흐름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상승세로 반전=코스피지수는 이날 전일에 비해 21.91포인트(1.40%) 상승한 1,652.7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 10월26일(1,657포인트)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이날 지수는 전일 뉴욕증시의 상승세에 힘입어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동시만기일 부담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마저 불거지면서 한때 1% 넘게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 때 1조원이 넘는 비차익거래 매수세가 출현하면서 결국 5,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발돼 급등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마감 1시간 전까지만 해도 1% 넘게 빠졌으나 동시호가를 앞두고 낙폭을 줄여가다가 장 종료와 함께 1% 넘게 상승했다. 한마디로 프로그램 매수세에 따른 '10분간의 대역전'이 펼쳐진 셈이다. 외국인은 이날 선·현물에서 동시 순매도를 보였지만 기관은 순매수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이 연말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배당주나 업종 대표주를 한꺼번에 사들이면서 지수가 막판에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경험적으로 볼 때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에는 장 막판에 특정 물량이 대거 유출입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장중 하락세를 '기회'로 인식한 자금이 갑자기 몰린 것으로 보이는데 증시에 우려할 만한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당주·업종 대표주 큰 폭으로 상승=이날 증시에서는 배당주와 업종 대표주들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막판 급등을 이끌었다. 우선 통신주를 비롯해 롯데제과ㆍ강원랜드 등 배당주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KT와 SK텔레콤이 각각 4.21%, 2.33% 오른 것을 비롯해 롯데제과는 장 마감 직전 상한가로 뛰어 올랐고 강원랜드도 마지막에 급등세를 보이며 4.18%나 급등했다. 업종대표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장중 내내 보합세를 보이던 삼성전자가 1.29% 올랐고 포스코ㆍ현대차 등도 1% 넘는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배당 관련주들이 장 막판에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세를 나타냈다"며 "기관들이 연말 수익률을 관리하는 윈도드레싱 효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 랠리 기대감 높여=코스피지수가 금리인상 결정과 선물옵션 만기일이라는 변수를 무사히 넘기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이날 10개월째 금리를 동결했으나 향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장중 하락세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주체들은 되레 이를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됐다. 다만 장 막판에 급등한 탓에 일부에서는 기술적 조정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에 장중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은 앞으로의 증시 흐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말랠리에 따른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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