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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기업인] 방재시스템 선진화가 우선

[특별기고] 신승부 울산대 교수<br>석유화학 안전관리 위해선


최근 서울에서 석유화학공업협회가 주최하는 '석유화학 안전관리 특별법 포럼'이 열렸다. 소방방재청이 추진중인 관련법 제정을 앞두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적합한 규제는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포럼이었다. 필자는 주제 발표자로 이 포럼을 다녀온 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현실과 소방방재청이 추진하는 새로운 규제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있음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소방방재청이 추진중인 '석유화학 콤비나트 법'과 '석유화학 안전관리 특별법'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현주소를 너무도 모르는 발상인 것 같아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석유화학 공장은 석유판매소나 주유소 같은 단순 구조가 아니다. 원료의 투입에서 제품에 이르는 모든 공장이 일관 시스템이기에 단위설비나 탱크 하나의 개념으로 관리될 수 없는 곳이다. 공정 단위로 운전 성(Operability)과 취급 물질의 물성, 그것을 가동시키기 위해 압력과 온도를 조절하는 연동 시스템과 같은 복합적 구조 속에서 관리되는 공장이기에 위험물 안전 관리자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 하다. 직제를 통하는 시스템이라야만 하며 여기의 안전은 기술과 연계 되었을 때 가능하다. 자격증 한 장 지녔다고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문성 시대의 안전을 통합 하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관리 대상의 실체를 모르고서는 통합도 일원화도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소방방재청 내부의 업그래이드를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합법이며 일원화가 아닐지라도 적어도 소방의 선진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오늘 같은 복합 위험사회에서 소방의 입지는 흔들리고 말 것이다. 몸으로 부딪혀서 불구덩이 속을 뛰어드는 용기만으로 지금까지는 버텨 왔지만 국민의 재산을 화재로 부터 보호해야 할 안전의 사도로써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디 내부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관내의 위험일체를 정확하게 꿰뚫고 국민과 기업이 스스로 해결 할 수 없는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는 관내 소방계획이 작성되어야 한다. 이것은 소방 방재청 스스로가 해야 할 것이지 관내 기업의 감독권을 독점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역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되돌아오는 것' 필자의 칼럼에 전화를 하고 메일을 보내고 할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그런 프라이드를 지녀 마땅한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의 지도자들이 사회와 기업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들이 고구려 시대 고국원왕의 치욕을 알고 있다면 인조와 그 무리들의 무능 때문에 병자호란을 불러 들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토록 업계 현실을 무시한 입법추진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일찍이 어린 나이에 부왕의 죽음 위에서 와신상담 세월을 살아가면서 태학을 세우고 과거제도를 도입하였던 소수림왕의 각고가 없었다면 광개토왕의 영광은 이루지 못했으리라. 당신들의 시대에 못다 이루어도 좋다. 영광을 위한 후배의 시대를 마련하자. 그렇게 사심 없이 개혁의 전통을 세우고 공직을 지켜간다면 소방방재청 당신들은 진정한 박수를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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