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도 이제 성장에 초점을 맞출 때입니다. 협회도 창업지원에서 성장지원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할 겁니다" 지난해 12월 취임 후 5개월째에 접어든 안윤정(60)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인터뷰 중에도 연달아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안 회장은 "여경협 일을 맡고 (사업과 동시에 하려니)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며 "이 달 중 역삼 동 신사옥으로 협회를 이전하면 여성기업경영연구소 설립 등 선거에서 공약했던 것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기업경영연구소란 여성기업의 컨설턴트 역할을 맡는 협회 부설 연구기관. 기존 연구소가 많은데 굳이 여성을 위한 별도의 연구소가 필요할까. 안 회장은 이에 대해 "여성의 지위가 많이 올라갔지만 여성기업의 지위는 아직 못 미친다"며 "특히 생계를 위해 혹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사업을 떠맡는 40대 이후 기업인들에게는 많아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소 골조에 대한 컨설팅을 조만간 맡길 것이고, 올해 예산도 신청할 계획"이라며 "10년 뒤에는 연구소 도움을 받은 여성기업이 중소기업의 꽃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창업에 초점을 맞췄던 협회 지원사업을 성장지원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조달청에서 물품 구입시 5%는 여성기업인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여경협을 마치 하나의 브랜드처럼 키워 회원사의 상품을 '명품화' 시키겠다는 계획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 중이다. 옷 입는 것을 좋아해 33년 전 부모님 몰래 의상학원을 다니고 사업을 시작했던 안 회장. 그는 "여자가 '쟁이'로 살면 팔자 세진다고 사업을 말리던 친정 어머니는 사업 시작 10년이 지난 뒤에야 '의사보다 디자이너가 좋다'고 말씀하시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요즘 경기가 나쁘다고 하지만 오래 사업을 하다 보면 굴곡이 있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대통령에 대해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고, 대통령이 된다면 일도 잘 할 것"이라며 "하지만 대통령 혼자 모든 책임을 지고, 정치가 모든 것을 대표하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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